기상청도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건 난생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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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1년 강수량 내려올여름은 예년과 달리 장마가 끝난 뒤에도 집중호우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자주 내리다 보니 한여름인 8월에도 햇빛이 나는 날씨를 찾아보기 드물다. 기상청 관계자들조차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216㎜로,최근 30년 평균치(138㎜)에 비해 57% 증가했다. 장마가 시작됐던 6월22일부터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달 28일까지 한 달여 동안 내린 강수량은 1543.5㎜로,연간 강수량(1450.5㎜)을 벌써 웃돌았다. 연간 강수량 기준으로는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1900㎜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의 연간 강수량은 2000㎜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서울의 연간 강수량이 2000㎜를 넘은 적은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여섯 번에 불과했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전국 평균 일조량도 54.2시간으로 최근 30년 평균치(96.9시간)의 56%에 불과하다. 하루 기준으로 보면 이달 전국 평균 일조량은 평년치(6.1시간)를 훨씬 밑도는 3.4시간이었다. 서울은 전국 평균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시간에 그쳤다. 서울의 하루 햇빛 시간이 2시간을 넘었던 일수는 이달 중 3일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장마가 끝나는 7월 말 이후부터는 뜨거운 햇빛이 연일 내리쬐면서 30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온다. 신진호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올해는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대기 불안정 및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구름이 생성됐고 서울 등 중부지역에는 특히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조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에 비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고온다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계속 유입시키면서 대기 불안정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다음달 초까지는 평년에 비해 기온이 높고 비가 잦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 등 중부지역은 다음달 중순까지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