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유로본드 불발, 새로운 위기 아니다"

이번 주 큰 이벤트로 기대됐던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회담 결과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은 점에 미루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간 회담이 열렸다.투자자들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증액 문제와 유로본드 발행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은 최후 수단을 쓸 때가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유로본드 발행이 불발돼 시장을 실망시켰지만 대신 금융거래세 도입으로 위기 진화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키로 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 결과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부족과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프랑스 금융기관들의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주 후반 하락전환한 상황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나타냈지 않았고 은행간 대출금리인 유리보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2007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는 흐름에서의 일련의 진통과정인 것으로 보인다"며 "즉 이는 새로운 위기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시장 기대를 충족할 만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8월 전반부에 집중됐던 이탈리아 국채 만기도래 부담은 완화됐다"며 "지난 2주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 리스크가 재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다만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의로 유로 재정문제를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란 진단도 나왔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공동경제위원회 창설과 금융거래세 신설을 추진하기로 하는데 합의해 일부는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유로존 재정위기가 단번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의에서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금확충 방안이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회의였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미국 다우지수와 유럽 증시도 대부분 약세로 마감해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 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