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젬, 온열치료기 이색 '체험 마케팅'…"한 달 이상 써 본 고객에게만 팔아요"

당장 사겠다면 돌려보내…직원들도 구입권유 못해
"매출보다 제품신뢰 우선"

"제품을 사신다고요? 죄송하지만 안 됩니다. "온열치료기기 업체 세라젬이 최근 도입한 '체험 마케팅'이 업계에서 화제다. 이 회사는 무작정 온열기를 사러 온 고객은 정중히 돌려보낸다. 실제로 구매의사를 밝혔던 사람이 몇몇 있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 제품을 사려면 영업점과 체험공간을 겸하는 힐링센터에서 30회 이상의 체험을 거쳐야 한다. 그 후 이 제품의 사용 방법 등을 교육받은 다음에야 구매할 수 있다. 영업사원 역할을 해야 하는 힐링센터 직원들도 고객에게 구입을 권유해선 안 된다. 체험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이용 방법만 설명해줄 수 있다. 세라젬은 전 세계 70여개국 3000여곳의 센터에서 모두 이 같은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고객들은 센터에서 하루 40여분간 자유롭게 온열기를 체험할 수 있다. 30일 정도 써본 후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구매의사를 나타낼 수 있다. 구매의사가 없더라도 1년 내내 센터를 찾아 온열기를 자기 제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지나친 모험 마케팅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 회사가 이 같은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적어도 30회는 사용해야 온열기 치료 효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범철 마케팅 담당 상무는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다 보니 무작정 온열기를 구입했다 집 한쪽 구석에 방치해 두는 고객이 적지 않았다"며 "우리는 사용자 경험 등을 통한 구전 마케팅에 많이 의존하는 편인데 이런 사용자들이 '제품 효과가 없다'며 안티고객이 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무작정 고객군을 넓히기보다는 제품충성도가 강한 고객군을 중심으로 안정된 마케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제품 프로모션 활동을 자제하고 체험마케팅을 도입하면서 매출 신장세는 주춤해졌다. 회사 측은 2009년 31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올해는 2000억원 초반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상무는 "잠시 쉬어가더라도 제품 신뢰성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라며 "내년께는 다시 3000억원대 매출로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라젬 온열기는 원적외선 복사열을 통한 침과 지압효과로 혈액 순환 등을 개선시키는 제품이다.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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