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진출 한국기업 '세금폭탄'…6개월 새 3000억원 추징 당해

인도 세무당국의 무차별적 세무조사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최근 6개월 새 3000여억원을 추징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있어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의 조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8일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인도 첸나이 지역에서만 20여개 한국 기업이 세무조사를 받았다. 현대차와 삼성전자,LG전자,롯데제과 등 인도에 진출한 대다수 기업이 조사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세무당국은 본사와 지사 간 거래방식 등을 문제 삼아 몇 개 기업에 수백억원대의 세금을 추징했고,확인된 6개 기업의 징수액만 2700억원에 이른다. 인도 측이 주로 문제 삼는 것은 고정사업장 문제와 이전가격과세다. 외국 기업은 인도에 고정사업장이 있는 기업만 과세 대상이지만,인도 세무당국은 명목상 사업장이 없어도 실질적으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또 '한국 내 모기업과 거래하면서 정상가격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을 적용해 조세를 회피한다'며 가격 미달 또는 초과분에 대해 이전가격과세를 부과하고 있다.

KOTRA는 "인도는 조세체계가 복잡하고 세율이 높으며,모호한 부분이 많아 세무담당자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모기업과 자회사 간 일관된 가격을 책정해 '정상가격'을 증명하는 등 분쟁 발생 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