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미술 심장부에서 한국문화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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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견 큐레이터 서환희 씨"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전 세계 미술 분야의 '심장'이나 마찬가지예요. 이곳에서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 · 미 문화 교류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 후원으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6개월간 방문연구원 인턴 자격으로 근무하게 된 큐레이터 서환희 씨(31 · 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에서 16~17세기 중국 미술사에 대한 연구로 이달 말 석사 학위를 받는다. 국제교류재단은 우리 국민의 국제 교류 기회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최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협약을 맺고 'KF 글로벌 인턴십'을 올해부터 도입했다. 첫 수혜자가 바로 서씨다. 매년 세계 주요 정책연구소와 박물관 등에 우리 젊은이들을 인턴으로 파견하는 제도로,내년부터는 영국 등 유럽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총 7명이 선발됐으며 이들은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및 보스턴 미술관 등에 적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파견될 예정이다.
내달 26일부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하는 그는 2013년 미술관 내 한국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주로 기획하게 된다. 한국 및 중국관 관련 각종 유물조사 등도 담당한다. 서씨는 "미술계에서는 도록(圖錄 · 그림 등을 엮은 목록)의 복사와 자료 정리도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라며 "선정되기 전 미술관 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허드렛일까지 기꺼이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석사논문을 영어로 쓴 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서씨는 "외국에 나가본 적은 없으나 평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 의사소통엔 딱히 무리가 없었다"며 "한국관 내 특별전 준비 과정에서 해보고 싶은 다양한 시도와 도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한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술관 인턴십이 끝나면 미국에서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서씨는 자신의 인턴십을 계기로 앞으로 많은 미술 인력이 전 세계 곳곳에 진출했으면 한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국내에는 우수한 인력이 많지만 수요에 한계가 있어 이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좋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미술사를 전공하다 보니 미술 자체뿐 아니라 해당 시기의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인문학적 배경지식을 갖추게 되더군요. "
서울문화재단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그의 아내 역시 미학을 전공했으며 둘은 캠퍼스 커플이라고 한다. 그는 "평소 자주 미술관을 찾거나 직접 그림을 그리느냐"는 질문에 "일상생활에서는 그림을 잘 거들떠보지 않게 되더라"며 웃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