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번진 '재스민'…뉴델리ㆍ뭄바이 곳곳 반정부 시위
입력
수정
혁명가 단식투쟁 수만명 동조
시위자 의문의 사망까지 겹쳐…격렬한 대립 가능성
인도의 시민운동가인 안나 하자레가 반부패법안의 의회 통과를 앞두고 15일간 단식투쟁에 들어가면서 수만명이 동조 시위를 벌이는 등 인도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은 하자레의 단식으로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인도 전역에서 수만명이 시위에 참가하는 등 중동을 휩쓸었던 '재스민 혁명'이 인도에서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하자레가 단식에 돌입한 것은 의회 통과를 앞둔 반부패법안이 실질적으로는 부패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자레는 지난 4월 단식을 통해 반부패법안인 로크팔(옴부즈맨) 법안 상정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부가 기소 대상에서 총리 및 고위 공직자들을 제외시키기로 법안을 수정하자 이에 반발해 지난 16일 단식에 돌입하려다 경찰에 구금됐다. 현재 이 법안은 해당 상임위에 회부된 상태다. 인도 야당도 법안 수정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자레는 18일부터 보름간 공개 단식농성을 하기로 이날 경찰과 합의했다.
인도 정부는 하자레의 단식을 비판했다. 만모한 싱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하자레가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은 자유지만 국민들이 선출한 대표자들의 역할을 침해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모든 정당은 법안 통과에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던 한 30대 여성 시민운동가가 의문의 총격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경찰은 범인 및 범행 동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