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절벽을 한 발 한 발 "스파이더맨이 별 건가"…헉! 3m가 이리 높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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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 스포츠' 실내 암벽등반 체험기깎아지른 듯 수직으로 서 있는 8m 높이의 인공암벽에 기가 질린다. 암벽 곳곳에 박힌 크고 작은 돌 모양의 '홀더'를 손으로 잡거나 발로 디디면서 올라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중력에 도전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익스트림 레포츠 '스포츠 클라이밍(실내 암벽등반)'.19일 북한산 자락 서울 우이동 코오롱등산학교 교육센터의 인공암벽장을 찾았다.
팔심보다 손·발가락이 중요…15분만 타도 글씨 쓸 힘 없어
등반 20분 = 1시간 걷기 운동…다이어트 소문에 여성 늘어
◆스파이더맨처럼 암벽 타기암벽 등반용 신발인 암벽화부터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발 사이즈보다 10㎜ 더 크다는 데도 발 전체를 꽉 조여 엄지발가락을 구부릴 수밖에 없다. 이날 지도에 나선 김한진 강사는 "스포츠 클라이밍은 양손 끝과 양발 끝의 감각이 중요하다"며 "조그만 틈새에도 발을 올려 몸을 지지하기 위해선 폭이 좁고,발바닥을 아치형으로 만들어주는 암벽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90도로 선 인공암벽에서 첫발을 떼는 것조차 쉽지 않다. 벽에 최대한 몸을 붙이고 오른팔을 쭉 펴 잡기 좋은 홀더를 찾는다. 홀더를 잡은 팔을 꼭짓점으로 삼각형을 만드는 식으로 양 다리를 아래쪽 홀더에 올린다. 허벅지를 펴서 앉은 자세로 몸을 벽에 최대한 붙인다. 손 끝과 어깨 근육에 강한 힘이 들어가며 부르르 떨린다.
이제 올라갈 차례다. 다리를 쭉 펴고 왼쪽 팔로 더 높은 홀더를 잡는다. 다리도 내 몸을 중력으로부터 지지해줄 튼튼한 홀더를 찾는다. 흡사 스파이더맨처럼 벽에 오르길 15분 정도.몸은 바닥으로부터 3m쯤 위의 벽에 매달려 있다. 그리 높지 않은데도 아래를 보니 아찔하다. 멈춰서 있는 것조차 힘겹게 느껴진다.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입문자는 거기까지.더 위로 올라가려면 로프 등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내려와서 수첩에 취재 내용을 적으려는데 고된 동작 때문인지 펜을 잡은 오른손을 움직일 수 없다.
◆10분 소모 열량 100킬로칼로리(㎉)
스포츠 클라이밍은 운동량이 상당하다. 팔을 많이 쓸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온몸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홀더를 잡고 버텨야 하는 손가락 힘이 더 좋아야 한다. 김 강사는 "인공암벽에 10분 매달렸을 때 소모되는 열량이 100㎉로 알려져 있다"며 "1시간 걸었을 때 소모된 열량이 200~250㎉인 것에 비하면 스포츠 클라이밍은 극한의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기술이 숙달돼 10m 이상 암벽에 오르려면 자신의 체중을 이겨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체중 감량해야겠다는 자극을 받는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엔 여성들에게 인기다. 어려운 코스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도 요구된다.
국내에선 현재 5만~7만명 정도가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주중에 인공암장을 찾아 스포츠 클라이밍을 연습한 뒤 숙달되면 주말엔 북한산 인수봉이나 도봉산 선인봉의 실제 암벽을 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의 전문 선수들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김자인 선수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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