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러 연결 '가스관' 내주고 옛 소련에 빌린 돈 탕감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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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러시아 왜 가나북한과 러시아는 정상회담에서 경제 현안을 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북 · 러 정상회담은 6자회담 재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 관련 기사 보기러시아가 공을 들이고 있는 남 · 북 · 러 가스관 연결사업을 성사시키려면 한반도 정세 안정이 필수적이다.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천명한 북한으로서도 러시아의 경제 및 정치적 지원이 절실하며 또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러시아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남북한과 러시아 등 3국이 동북아 물류협력벨트로 검토해 온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사업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프로젝트는 공사 대금을 대기로 한 러시아 투자회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중단됐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나진항의 제3호 부두를 5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상태다.
러시아는 최근 북한을 거쳐 한국에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최대 석유 · 가스 생산업체인 가즈프롬 대표단은 지난 7월 초 방북해 북한 원유공업성과 원유 및 가스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북한 역시 3국을 잇는 가스관 프로젝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선 북 · 러 경제협력의 장애물이 돼 오던 채무 상환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양국은 북한이 옛 소련에서 빌려쓴 38억루블 차관의 상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 시세로 환전하는 데 이견을 보이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방러에서 채무액을 감면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개연성이 높다.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로서도 가스관 연결,나진항 이용 등의 경협에서는 '실속'을 챙기는 대신 채무 문제에선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가 지원한 밀가루를 실은 첫 배가 19일 흥남항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러시아 정부가 조선(북한)에 식량 5만t을 무상 제공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19일 식량을 실은 첫 배가 흥남항에 도착했다"며 "앞으로 식량을 실은 배들이 계속 들어오게 된다"고 밝혔다.
김정은/구동회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