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계속 오르니 이런 일이.."

미국에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금을 포함한 귀금속을 노린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9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 뉴턴 경찰서는 외출할 때 금목걸이를 차지 말라고 지역 주민에게 당부했다. 금목걸이를 꼭 하고 싶다면 목걸이가 겉옷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도 했다. 최근 길거리에서 금목걸이를 낚아채 달아나는 범죄가 100건이 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마크 올베라 서장은 "금목걸이는 현금이나 다름없다"면서 "금을 사겠다는 곳은 넘쳐난다. 가져가서 녹여버리면 쉽게 돈으로 바꾼다"고 말했다. 금값은 18일 현재 온스당 1천818.90 달러에 이른다. 2년 전보다 거의 곱절로 뛰었다. 사람들이 흔히 착용하고 다니는 금목걸이나 금시계, 금반지가 이제는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짜리나 나가는 귀한 물건이 됐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보석상 거리는 요즘 긴장감이 팽팽하다. 권총으로 무장한 경비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가게 앞을 지키고 있다. 7가에서 보석상을 하는 배럼 젠디델씨는 아예 가게 앞에 의자를 놓아두고 오가는 사람과 자동차를 유심히 살핀다. 젠디델의 가게에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두번이나 도둑이 들었다. 손님을 가장해 들어온 도둑이 금목걸이와 금시계, 금팔찌를 보여 달라고 하더니 그대로 들고 달아났다. 3가지 물건값이 무려 6만5천달러였다. 지난 16일에는 대낮에 코리아타운의 보석상에 권총을 든 3인조 강도가 들이닥쳐 망치로 진열장을 부수고 귀금속을 쓸어갔다.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중심가 보석상에 침입한 강도는 주인에게 겨자 가스를 뿌리고 수천 달러어치 귀금속을 훔쳐갔다. 이 가게 주인은 "한두 번이 아니라 서너 번 이상 털린 가게가 여럿 있다"고 말했다. LAPD는 귀금속을 노린 범죄 급증은 금, 백금, 은을 비롯한 귀금속 가격이 치솟으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LAPD 형사과 폴 버넌 경위는 "귀금속을 노린 범죄는 이처럼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도난당한 귀금속은 1천530억 달러 어치였다. 2006년에 비해 25%나 늘어난 것이다. 여러 가지 대책도 나오고 있다.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는 지난 5월 금을 사들이려면 판매자의 지문을 받고 이름과 주소 등을 경찰에 통보하라는 조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열 사람이 도둑 한 명을 못 잡는다'는 말이 있듯 경제 위기와 금값 상승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없어지지 않는 한 귀금속 강·절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젠디델씨는 "사람들은 다들 돈이 없다. 사업도 잘 안 되고 일자리는 없는데 식료품 값, 연료비는 다 올랐다. 그런데 금값은 비싸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