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의 로망…손목위 '작은 컴퓨터', 자체 제작 무브먼트로 더 강력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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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시계 가을大戰 - 브라이틀링브라이틀링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강렬한 햇살 아래 서 있는 조종사의 뒷모습'이다. 1884년 레옹 브라이틀링이 만든 이 브랜드는 시계를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기가 아닌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특별한 장비'로 취급한다. 1초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는 항공기의 특성을 감안,항공사들이 브라이틀링 시계로 비행시간을 기록하고 매순간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동양인 겨냥 크기도 줄여
브라이틀링은 스톱워치에서 아주 중요한 푸시버튼을 직접 개발하는가 하면 시작 · 정지 버튼과 리셋 버튼을 분리시키는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1952년엔 비행에 필요한 모든 계산이 가능한 회전슬라이드 룰을 장착한 내비타이머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개발된 내비타이머는 스콧 카펜터가 우주비행에 성공했을 때 찼던 손목용 크로노그래프 시계였다. 1969년엔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동력 장치)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자체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칼리버 01'을 공개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 스위스 바젤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브라이틀링 제품은 바로 '크로노맷 GMT'.이 제품은 브라이틀링이 두 번째로 개발한 자사 무브먼트 '칼리버 04'를 탑재한 시계로,다이얼 옆에 달린 크라운을 앞뒤로 돌리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듀얼 타임(시계 하나에 두 지역의 다른 시간을 보여주는 기능) 시스템을 구현해냈다.
70시간 파워 리저브(동력 충전)와 해저 500m 방수 등의 기능이 있다. 기존 제품인 '크로노맷 01'보다 큰 47㎜의 크기로,블랙 메탈릭블루 블랙아이블루 블랙아이그레이 실버 메탈릭브라운 등 다양한 다이얼 색상으로 만들어졌다.
최근 국내 들어온 제품 중에서 '크로노맷 41'은 아시아 소비자를 겨냥한 시계다. 서양인에 비해 체구가 작은 아시아 소비자를 위해 다이얼 크기를 41㎜로 비교적 작게 만들었다. 원래 브라이틀링은 다이얼 크기가 크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아시아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디자인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 시계는 300m 방수 기능,자체 무브먼트 칼리버 01 채택,70시간 파워 리저브 등의 기능을 갖췄다. 색상은 스틸 스트랩의 경우 블랙,블랙아이 블루,블랙아이 그레이,실버,그레이 펄 다이아몬드,메탈리카 브라운 등이 있다. 스틸,스틸&로즈골드,로즈골드 등 세 가지 버전 중 고를 수 있다. 소재마다 다이아몬드 등 보석류를 세팅한 제품도 있다. 브라이틀링의 베스트셀러 슈퍼오션 시계를 업그레이드한 2011년형 '슈퍼오션 크로노그래프' 역시 인기 제품이다. 다이버 워치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추가한 시계로,오렌지 색상을 넣어 활기찬 느낌을 강조했다. 500m 방수기능을 넣었고 칼리버 13 무브먼트를 채택했다. 다이얼의 크기는 44㎜로 큰 편이다. 옐로 레드 블루 화이트 등 다양한 원색으로 제작됐다. 시계줄은 스틸,소가죽,러버 오션 레이서,러버 다이버 프로 등 다양하다.
이 밖에 클래식한 브라이틀링의 예전 내비타이머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내비타이머 01',명차로 꼽히는 벤틀리와 협업해 만든 '벤틀리 바네토 레이싱' 등도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벤틀리 바네토 레이싱은 1920년대 중반 벤틀리를 타고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다섯 번이나 우승한 '전설의 레이서' 바네토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든 시계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이 제품을 새로 내놓고 있다. 올해 제품은 다이얼 크기가 49㎜로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스틸 제품과 500개 한정 판매하는 18K 로즈골드 제품 두 가지가 있다. 블랙과 실버의 다이얼 컬러가 있고 스틸,소가죽,악어가죽,러버밴드 중 시계줄을 고를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