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채권형으로 바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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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주가 폭락하자 교체 권고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주가가 폭락하자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가입 고객에게 계약 내용을 바꿀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변액보험에 편입된 주식 비중을 낮추는 대신 채권 편입 비율을 높이라는 게 요지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생명보험사는 자사의 변액보험에 가입한 고객에게 안내문을 보내 상품에 포함된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A생보사는 변액보험 가입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코스피지수 1700이 저점이라 생각되지만 유럽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고 펀드 변경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 보험사는 특히 홈페이지를 통하거나 콜센터를 통해 변액보험의 계약 내용을 바꾸는 방법도 자세히 안내했다. B생보사도 소속 설계사를 통해 변액보험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에게 가능한한 주식형의 비중을 줄이고 채권형의 비중을 높이라고 권유하고 있다.
2001년 국내에 도입된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의 일부를 보험사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수익을 나눠 주는 실적 배당형 보험 상품이다. 보험의 보장성과 함께 투자 수익까지 노릴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어왔다.
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사에 납입하는 수입보험료는 2002년 1975억원에서 지난해 19조4130억원으로 10배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작년 증시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입자들이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주식형 변액보험의 평균 수익률은 15%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보험사마다 변액보험 가입자들의 해약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상품인 보험의 특성상 해약하는 게 더 손해라고 조언한다. 변액보험 가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으로 보험금을 지급받는 것인데 해약할 경우 원금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초기에 수수료가 많이 발생해 1~2년 내에 해약하면 납입보험료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