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발전소ㆍ플랜트 추가 수주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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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카다피정권 사실상 붕괴카다피 정권 붕괴가 임박하며 리비아 건설 시장에 대한 국내 건설사들의 추가 진출 여부도 관심을 끈다.
도로·빌딩은 中에 밀릴 수도…정부 "시민군 계약이행 약속"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977년 삼성물산이 미스라타 주택공사를 3400만달러에 수주한 이후 지난 4월까지 리비아에서 따낸 공사 누계액은 모두 295건 366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845억달러) 아랍에미리트(577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만 해도 리비아는 국내 건설사들이 19억6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따내 국가별 수주실적에서 7위에 오를 정도로 비중이 큰 국가였다. 리비아 시민군이 승리하면 민심 안정을 위해 도로 상하수도 주택 등 기반시설 복구작업을 최대한 서두를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정부 일각에선 복구사업비가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시민군 관계자가 최근 카다피 정권과 해외 기업들이 체결한 계약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다수 국내 건설업체들은 시민군이 집권하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42년간 유지돼온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리비아 내 부족 간 세력 균형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그동안 구축한 인적 · 물적 네트워크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도 리비아 시민군 측과 접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25일부터 4일간 외교통상부 본부와 공관 합동실무대표단을 벵가지에 보내 시민군 대표들과 접촉했다. 외교부는 브리핑을 통해 "시민군 측은 카다피 정부와 맺은 사업계약을 가능한 한 이행하고 우리 건설업체의 안전을 보장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과도국가위원회(TNC)를 상대로 100만달러를 직접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정부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업체들은 공기 단축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발주되는 굵직한 플랜트나 발전소,송 · 배전공사 등을 추가로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적 우위가 확고하지 않은 빌딩 · 도로 공사나 주택사업 등은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등이 가격경쟁력을 내세울 경우 국내 건설업체들이 뒤처질 수 있어서다.
강황식/남윤선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