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원유 생산 늘려 경제재건 나설 듯

리비아 카다피정권 사실상 붕괴 - 내전 손실규모 500억弗
리비아는 이번 내전으로 500억달러 규모의 경제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민군은 정권을 잡은 뒤 정유시설 복구를 통한 원유 생산량 증대와 최대 1500억달러 규모의 카다피 자산 환수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해외에 투자된 자금을 회수,국내 경제복원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증산 기대시민군은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해외에서 받아왔다. 시민군이 국가 기반 시설에 대한 통제력을 갖는다면 이 돈을 갚기 위해 석유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리비아는 내전 직전 세계 원유수요의 2%가량을 공급했다. 하루 150만배럴 규모다. 시민군은 파괴된 정유 및 송출 시설을 가급적 빠른 시간에 복구,수출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국영 시추회사인 리비아아라비안걸프오일컴퍼니(AGOCO)가 3주 내로 사리르와 메슬라 유전에서 내전이 일어나기 전 수준의 원유를 생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가 원유생산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으로 국제유가도 하락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2일 전날보다 3달러 정도 떨어진 배럴당 106달러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지난 2월 내전 발발 후 내렸던 리비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가 해제될 것이란 전망도 유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리비아의 원유가 시장에 공급되지 못하면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20달러가량 인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규모 복구 사업 가능성도카다피 체제 때 해외에 투자된 자금이 우선적으로 회수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리비아국부펀드는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 지분 2.6%와 자동차 제조업체 피아트 지분 2%,이탈리아 항공기 제조업체 핀메카니카 지분 2%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글로벌 은행 지분에 40억달러가량을 투자한 상태다.

대규모 전후 경제복구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카다피 정부는 6개월간 500억달러 규모 경제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 만큼 최소한 그 정도 복구 사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시민군이 빠른 국가 재건을 위해 카다피가 확보하고 있던 리비아 중앙은행 자금을 우선적으로 풀 것이란 시각도 있다. 리비아 중앙은행은 1100억달러 규모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즈 마틴 HSBC중동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비아는 막대한 원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리비아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경제성장을 다시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외신들은 리비아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9%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GDP 증가율이 16%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김동욱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