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잘 나가네"…작년 보다 판매량 두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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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작년 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완성차업계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7월까지 국산 및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대수는 총 9536대(국산 7462대·수입 2074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5278대) 보다 44.7%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두배에 가깝다.국산 하이브리드는 동기간 7462대가 팔려 전년 동기(4286대) 보다 42.5% 늘었고, 수입차도 지난해 992대에서 올해는 2074대로 2배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하이브리드 판매량 증가는 올 들어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나드는 고유가 현상이 지속된 데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 등 국산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첫 출시되면서 전체 시장을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달까지 두 달 만에 2801대, K5 하이브리드는 1833대가 각각 팔렸다. 작년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연간 판매량이 각각 4133대, 2053대였다. 수입 하이브리드의 경우 국산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올 초 출시된 렉서스 CT200h가 669대를 팔면서 도요타 프리우스(933대)와 함께 전체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특히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엔 혼다 인사이트, BMW 액티브 하이브리드7 등 수입 하이브리드 5개 모델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전체 실적에 보탬이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까지 판매가 저조하던 국산 하이브리드가 늘고 있는 이유로 소형 크기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중형 세단으로 커진 것을 꼽고 있다. 고객들이 불만을 느끼던 차급 만족도를 해결해줬다는 얘기다. 연비 또한 ℓ당 20km를 넘는 수준으로 개선된 점이 실질적인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까지 국산 하이브리드를 대표하던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해 동력 성능이나 연비가 낮아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다만 하이브리드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기 위해선 현재보다 훨씬 많은 하이브리드 판매가 뒤따라야 된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최근 정부의 연비 규제는 더욱 강화되는 시점인데다 단기적으로 친환경차 대안은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보다 현실적인 모델"이라며 "현재 1% 미만인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처럼 앞으로 2~3%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앞으로 도전 과제"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