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청춘들의 자아 찾기…록발레로 즐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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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전의 '빙' 9월1일 공연앙상한 철골구조의 건물 옥상,도시의 불빛이 전광판으로 흘러나온다. 마이클 잭슨과 퀸의 노래를 배경으로 3m 높이의 U자형 판 위에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은 사람이 빠르게 오간다.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플라잉 액션을 보여주는가 하면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쾌락의 자유를 노래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발레리노다.
한국 최초의 록발레로 1990년대 초연 당시 발레리노들에게 타이즈 대신 찢어진 청바지를 입혀 화제를 모았던 '빙'이 11년 만에 전막 공연을 한다. 제목 '빙'은 '존재하다'라는 의미의 영어 'being'에서 따왔다. 내달 1일부터 나흘간 강동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52)의 작품이다. 주제는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자아 찾기.1995년 '빙1'부터 '빙1,2,3'까지 이어진 서울발레시어터의 주요 레퍼토리다. 뉴욕시티발레단 창립자 조지 발란신의 제자인 제임스 전은 이 작품을 통해 1998년 무용예술사 선정 올해의 안무가상을 받았다.
제임스 전은 "1980년대 뉴욕에서 공부할 때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고 그 시절은 지금까지도 창작의 원천"이라며 "당시 음악 미술 무용 뮤지컬 등 모든 장르의 문화 예술이 화려하게 꽃피는 동시에 마약과 에이즈 등 사회문제도 두드러졌던 도시의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무대 연출은 그와 함께 뉴욕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던 이태섭 무대미술가협회 부회장이 맡았다.
3부작으로 만들어진 '빙1'은 방황하는 청춘의 존재 찾기,'빙2'는 혼란과 불투명한 미래,'빙3'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 기쁨과 환희를 그리고 있다. 록과 발레의 결합뿐 아니라 무용수가 플라잉 장치를 달고 공중을 날며 춤을 추거나 용이 승천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발레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연출이 두드러진다. (02)3442-2637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