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제로' 대구세계육상대회…조직위 '그린 프로젝트'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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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엔 태양광 전기, 경기장엔 전기자동차, 훈련장 이동 땐 자전거23일 대구 동구 율하동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 아파트.입구에 들어서자 아파트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집광판이 먼저 눈에 띈다. 태양에너지를 모아 저장한 뒤 아파트의 보조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다. 대구시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4월 8억원을 들여 설치했다.
27일부터 시작되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친환경 탄소제로 행사'로 치러진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2007년 일본 오사카 대회 때부터 선수들이 숨쉬기 편한 환경에서 대회를 치르기 위한 '그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 기간 스타디움엔 선수들의 날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외에 어떤 공해도 없이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수촌 아파트 9개 동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하루 동안 일조 시간이 3.2시간일 때 시간당 154.8㎾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가정용 에어컨(1600W급) 97대를 돌릴 수 있는 전력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1900만원의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발전시스템에서 생산된 전기는 선수촌 내 524가구에 공급된다.
챔피언스플라자 등 선수촌 내 분수 조명도 시간당 6㎾의 태양에너지로 밝힌다. 선수촌 시공을 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선수촌 내 모든 가로등은 일반 형광등과 비교해 소비전력이 30% 적고,수명이 5만배 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선수촌 외에도 50억원을 들여 대구스타디움과 경기장 지하도,엑스코(EXCO)에 시간당 20~200㎾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세웠다. 운송 수단에도 그린 프로젝트 개념이 도입됐다. 조직위는 선수촌에 총 212대의 자전거를 배치,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은 숙소에서 400여m 떨어진 훈련장까지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선수촌에 입주한 호주 선수들은 자전거를 타고 선수촌 인근 마트에서 쇼핑을 하기도 했다.
대구스타디움에는 전기자동차가 허들,장대,투척 용구 등 각종 경기 장비와 인원을 나르고 있다. '서서 타는 스쿠터'인 1인승 세그웨이부터 10명이 승차할 수 있는 장대 운반용 버스까지 자동차의 크기와 종류도 다양하다.
이번 대회 공식 후원사인 도요타는 이달 초 석유와 전기를 모두 동력으로 쓰는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55대를 비롯 총 200여대의 차량를 조직위에 인계했다. 이 차량은 로드레이스 지휘 차량으로 쓰일 예정이다.
대구=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