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형 ELS, 공모시장서 '완판' 행진

기초자산 손실구간 낮춰…소액투자자 적극 참여
우리투자ELS, 경쟁률 2대 1도
안정성이 대폭 강화된 주가연계증권(ELS)이 공모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녹인 배리어(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가격대를 최대한 끌어내려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낮은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보이자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안정적인 'ELS 우산' 밑으로 들어오려는 '개미' 투자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안정성 강화된 상품이 경쟁률도 높아통상 1~3년인 투자기간 중 일정 요건을 충족시키면 연 10~20%의 수익을 제공하는 ELS는 일반 개미투자자보다는 부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종잣돈이 수백만~수천만원 수준인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을 불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이 주로 참여하는 증권사별 ELS 정기 공모청약은 미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ELS 공모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청약이 마감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일부 상품은 경쟁률이 2 대 1을 넘기도 한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16~18일 진행한 ELS4941~4948호 청약에서 각각 70억원을 모집한 4944호와 4945호에는 92억6200만원과 140억500만원이 몰려 1.32 대 1, 2.0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우리투자증권의 ELS 공모청약에서 경쟁률이 1 대 1을 넘은 것은 지난달 7일 마감된 청약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들은 투자기간 3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40~45% 미만으로 내려간 적이 없으면 만기 때 연 11.00~12.60%의 수익률이 확정된다. 통상 최초 기준가격의 50~60% 수준인 다른 ELS에 비해 원금손실 구간의 상단을 끌어내려 손실 가능성을 줄였다.

◆ELS투자자들은 '지금이 바닥'?

신한금융투자가 이달 들어 판매한 ELS 가운데 유일하게 청약 마감된 ELS3210호는 200억원을 모집했다. 이 청약은 기관이 참여하면서 1 대 1로 마감됐다.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 상품은 투자기간 중 4개월마다 한 번 찾아오는 조기상환 기회에 기초자산이 기준가격보다 높기만 하면 연 7.05% 수익을 제공한다. 투자기간 3년 동안 코스피200이 기준가격보다 높았던 적이 한 번도 없더라도 만기 때 기준가격의 80% 이상을 유지하면 같은 수익을 준다. 이 청약에 참여한 기관은 '코스피200이 지금이 바닥이거나,내리더라도 3년 후 20%를 초과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경쟁률은 0.1 대 1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이 개별종목은 앞으로도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