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뒤집히는 운용사 자산순위

삼성, 2년 만에 1위 올랐지만 이틀 만에 미래에셋 '뒤집기'
펀드 성과따라 자금 오락가락…KB운용, 신한BNP 제치고 3위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 간 운용자산(설정액 기준)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2년8개월 만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7일 33조9610억원의 운용자산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33조6875억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삼성운용이 미래에셋을 제친 것은 2년여 만이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미래에셋은 이틀 만인 19일 1위를 탈환,22일 현재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운용자산은 미래에셋 33조6344억원,삼성운용 33조3312억원이다. 운용자산은 주식형과 채권형을 포함한 수익증권과 머니마켓펀드(MMF) 및 재간접 펀드 등 모든 펀드(일임 제외) 설정액을 합한 수치다.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2009년 말만 해도 미래에셋보다 20조원 이상 적었다. 하지만 작년 말 7조6000억원대로 격차를 좁혔다. 올 들어서도 2조7900억원을 늘려 4조5700억원이 줄어든 미래에셋에 바짝 따라붙었다. 여기엔 국내 주식형펀드(액티브주식일반) 수익률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운용은 연초 이후 -6.51% 수익률로 전체 40개사 중 5위에 올라 있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15.22%로 34위로 처져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 부동산펀드 등은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 취급하고 있다"며 "개별 운용사만 놓고 보면 삼성과 규모가 비슷하지만 미래에셋그룹의 운용사 전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운용자산 규모는 2조3564억원에 이른다. KB운용은 18일 20조8154억원의 운용자산으로 신한BNP파리바운용을 565억원 앞질렀다. KB운용이 신한BNP파리바운용을 앞선 것은 2008년 말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당시 신한BNP파리바운용은 SH자산운용을 흡수 합병하면서 자산 규모 3위로 올라섰다. KB운용과 BNP파리바운용의 운용자산 규모 격차는 22일 1318억원으로 더 커졌다.

KB운용이 3위로 올라선 것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운용성과(연초이후 -8.42% · 9위)가 우수한 데다 KB금융지주의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KB운용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증시가 급락한 시점에 5000억원을 위탁했다"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은 2007~2008년 '봉쥬르' 시리즈의 인기로 불어났던 해외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운용 규모가 급감하고 있다. 올해만 5600억원 이상 설정액이 감소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