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1호' 노리던 대신스팩, 결국 좌절…재추진·청산 갈림길
입력
수정
대신증권그로쓰스팩과 터치패널 전문기업 썬텔의 합병이 최종 무산됐다. 국내 상장 스팩 중 최초로 합병을 결의하면서 '스팩 합병 1호' 타이틀을 따내는 듯 했지만 결과는 수모로 끝나게 된 셈이다.
25일 대신스팩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썬텔과의 합병안이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대신스팩의 합병무산은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우선 썬텔의 성장성과 기업가치 등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세계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의 실적부진은 치명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썬텔은 LG전자 휴대폰에 터치스크린 패널을 납품해 매출의 85%를 올리고 있는데, LG전자의 휴대폰 부분은 여전히 예전의 경쟁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업황 악화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평가 논란도 이어졌다. 썬텔과 대신스팩의 합병비율은 1대 2.083이었다. 매수청구가(2007원)를 밑도는 주가흐름도 악재로 작용했다. 스팩 합병안 통과의 칼자루를 쥔 기관의 입장에서는 합병 대상 회사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반대의사를 표시를 통해 현 주가 이상의 수익을 얻을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합병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지분 6.66%를 보유 중인 드림자산운용을 비롯해 KTB자산운용(지분 7.39%) 동부자산운용(3.85%) 등이 잇따라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찬성의사를 밝혔던 최대주주인 유진자산운용(지분 13.63%)마저 이번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내 무산가능성을 높였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대신스팩 측이 조기 청산으로 피해 최소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스팩은 주식회사와 같아 특별결의를 통해 언제든지 해산이 가능하다.
한 공모 투자자는 "1년 이상 기다린 결과가 합병 무산"이라며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다시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이전보다 더욱 힘들 것이기 때문에 청산을 통해 자금을 돌려주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팩은 3년 이내에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관련 규정상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공모주주의 경우 스팩 청산시 공모 투자금에다 이자를 얹어 돌려받을 수 있다.
이 투자자는 "공모가 2000원 이하의 주가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팔기도 억울하고, 이래저래 돈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신증권 신한캐피탈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발기주주들은 초기 예치한 자금 중 일부가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청산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대신스팩 측은 일단 전열을 가다듬어 합병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빠진 평판을 극복하고 주주들을 설득해 합병을 재시도할지 아니면 청산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
25일 대신스팩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썬텔과의 합병안이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대신스팩의 합병무산은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우선 썬텔의 성장성과 기업가치 등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세계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의 실적부진은 치명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썬텔은 LG전자 휴대폰에 터치스크린 패널을 납품해 매출의 85%를 올리고 있는데, LG전자의 휴대폰 부분은 여전히 예전의 경쟁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업황 악화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평가 논란도 이어졌다. 썬텔과 대신스팩의 합병비율은 1대 2.083이었다. 매수청구가(2007원)를 밑도는 주가흐름도 악재로 작용했다. 스팩 합병안 통과의 칼자루를 쥔 기관의 입장에서는 합병 대상 회사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반대의사를 표시를 통해 현 주가 이상의 수익을 얻을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합병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지분 6.66%를 보유 중인 드림자산운용을 비롯해 KTB자산운용(지분 7.39%) 동부자산운용(3.85%) 등이 잇따라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찬성의사를 밝혔던 최대주주인 유진자산운용(지분 13.63%)마저 이번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내 무산가능성을 높였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대신스팩 측이 조기 청산으로 피해 최소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스팩은 주식회사와 같아 특별결의를 통해 언제든지 해산이 가능하다.
한 공모 투자자는 "1년 이상 기다린 결과가 합병 무산"이라며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다시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이전보다 더욱 힘들 것이기 때문에 청산을 통해 자금을 돌려주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팩은 3년 이내에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관련 규정상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공모주주의 경우 스팩 청산시 공모 투자금에다 이자를 얹어 돌려받을 수 있다.
이 투자자는 "공모가 2000원 이하의 주가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팔기도 억울하고, 이래저래 돈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신증권 신한캐피탈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발기주주들은 초기 예치한 자금 중 일부가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청산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대신스팩 측은 일단 전열을 가다듬어 합병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빠진 평판을 극복하고 주주들을 설득해 합병을 재시도할지 아니면 청산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