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엘 화장품, 삼청동에 로드숍 왜?

유통라운지
미국계 화장품 브랜드 키엘이 27일 서울 삼청동에 로드숍 1호점(사진)을 낸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가 국내에서 로드숍을 내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에선 높은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백화점 매출이 워낙 좋아 고급 화장품 업체들은 '길거리'에 매장을 내기를 꺼리는 탓이다. 로드숍을 내더라도 젊은 여성들이 찾는 서울 명동이나 강남을 찾지만,전통 가옥들이 몰려있는 삼청동에 눈길을 준 업체는 없었다. 키엘은 왜 국내에 딱 하나뿐인 로드숍을 삼청동에 내기로 했을까. 키엘을 수입 · 판매하는 로레알코리아의 이선주 상무는 "이곳은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키엘의 브랜드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며 "수익성만 따졌다면 삼청동 매장은 절대 태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브랜드 론칭 160주년을 맞은 키엘의 오랜 역사가 북촌 한옥마을 등 서울의 옛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삼청동과 어울린다고 판단,수익성 대신 상징성을 택했다는 것이다.

인근에 창덕궁이 있는 것도 키엘이 삼청동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기업 이윤은 반드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키엘 본사 방침에 따라 인근 지역에 이윤의 일부를 기부하기 위한 것.키엘은 창덕궁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2000만원을 '현찰'로 기부한 뒤 앞으로도 삼청동 매장에서 나오는 수익금 일부를 지속적으로 내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비록 미국계 기업이지만 한국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누구보다 존중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삼청동 주민'이 되기를 자청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의 기업시민이 되기 위해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