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산에 올라 마음을 씻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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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갑남을녀들 옆구리에 물통 끼고,등에는 배낭 매고 무슨 등반대회라도 하는 양 부산을 떨며 산에 오른다. 건강에 좋다니까,몸매 관리에 좋다니까 너도나도 그저 땅만 보고 허허단심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진군한다. 산과 대화를 나누려는 여유는 언감생심.정상에 오르기가 무섭게 다시 내려가기 바쁘다.

선인들이 산에 오른 의미는 사뭇 달랐다. 그들에게 산은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이 만나는 신성한 곳이었다. 그래서 산에 올라 세속에서 쌓인 마음의 때를 씻으려 했다. 그들에게 산은 유산소 운동의 전당이 아닌 마음공부의 도량이었다. 오랜만에 웅혼한 자태를 드러낸 알래스카의 매킨리산을 보면서 산에 오르는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본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