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하루 만에…민주, 서울시장 '출마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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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서울로 주소 옮겨 첫 선언…김한길 "경륜 있는 사람 나서야 승리"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조기 사퇴를 압박하면서 사실상 10월 보궐선거 채비를 갖췄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10월 보궐선거' 불가 입장이지만 오 시장이 조기 사퇴를 결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손학규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시장의 거취에 대해 "정녕 국민을 두려워하고 이제부터라도 국민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처신할 것을 한나라당과 오 시장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사퇴 시기를 10월 이후로 넘겨 10월 보선을 피하려는 여권을 겨냥한 것이다. 10월 보선을 기정사실화한 당내 예비 주자들의 출마 선언도 이어졌다. 경기도 안산 단원갑이 지역구인 4선의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보의 미래 가치와 보수의 과거 가치가 또다시 결전하는 차기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로 대한민국을 바꿔 보겠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26일 주소지를 서울 관악구로 옮길 예정이다. 천 최고위원은 "선거일 60일 전에 주소를 옮겨야 하는 선거법 규정 때문에 갑작스레 안산을 떠나게 돼 그동안 성원해주신 시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19대 국회의원 불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다.
당초 천 최고위원은 올해 말 당 대표와 내년 대권 도전을 놓고 고민해왔으나 서울시장 보선이 돌출하면서 출마를 두고 정동영 최고위원 등 주변 인사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 측은 "서울로 옮긴다는 것은 더 이상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한길 전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후보경쟁이라는 저울에 올라가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만큼 경쟁력을 가장 분명한 원칙으로 삼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륜과 행정능력을 검증받은 중도 성향 인사가 적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만간 오 시장이 거취를 결정해 10월 보선이 확정될 경우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 서울지역 의원들과 이계안 전 의원의 출마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