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에이즈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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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보(週報)에 희귀한 폐렴 · 피부암 사례가 실렸다. 병명은 '남자 동성애 관련 면역 결핍(GRID)'.LA에서 발견된 환자 5명이 모두 남자 동성애자였기 때문이다. 한 달쯤 후 뉴욕타임스는 '동성애자들에게 희귀암 발생'이란 기사로 에이즈를 세상에 알렸다. 2년 뒤엔 파스퇴르연구소가 원인 바이러스 HIV를 찾아냈다.
당시엔 동성애자들에게 걸리는 괴질로 알려졌으나 명사들이 잇따라 감염되면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1985년 할리우드 스타 록 허드슨이 에이즈로 죽은 데 이어 영국 록그룹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테니스 선수 아서 애시 등도 희생됐다. 철학자 미셸 푸코도 동성애에 의한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까지 총 2500여만명이 사망했다. 현재 감염 환자는 3360여만명에 이른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에 67%가 몰려 있다. 아직 에이즈 감염을 막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불치병은 아니다. 치료약만 30가지가 넘는다. 항바이러스 약이 혈액 내 HIV 활동을 억제하고 면역체계를 보존해 환자가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표적인 경우가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이다. 1991년 에이즈에 걸려 농구계를 떠났지만 '매직 존슨 자선재단'을 운영하며 정상인과 다름없이 살고 있다. 에이즈 판정을 받은 후에도 "약 먹는 일 말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1985년 국내에서 처음 감염됐던 55세 남성 역시 6개월마다 병원에서 검사받고 약을 먹었더니 몸에 이상이 생긴 적이 없다고 한다. 첫 여성 감염자도 23년간 꾸준히 치료받으며 별 탈 없이 살고 있다. 함께 생활해온 20대 아들은 감염되지 않았다. 국내 감염자 7650여명 중 1360여명이 숨졌으나 6290여명은 생존해 있다. 에이즈는 이제 고혈압 당뇨 등과 마찬가지로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의 하나다.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대회가 26일 부산에서 개막됐다. 30일까지 70개국 4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에이즈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적 정책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도 마련한다. 에이즈는 수혈 주사 성관계 출산(모자감염)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 음식을 함께 먹거나 악수를 해서는 옮지 않는다. 피부에 상처가 없다면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묻어도 상관없다. 조심은 해야겠지만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당시엔 동성애자들에게 걸리는 괴질로 알려졌으나 명사들이 잇따라 감염되면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1985년 할리우드 스타 록 허드슨이 에이즈로 죽은 데 이어 영국 록그룹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테니스 선수 아서 애시 등도 희생됐다. 철학자 미셸 푸코도 동성애에 의한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다. 지금까지 총 2500여만명이 사망했다. 현재 감염 환자는 3360여만명에 이른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에 67%가 몰려 있다. 아직 에이즈 감염을 막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불치병은 아니다. 치료약만 30가지가 넘는다. 항바이러스 약이 혈액 내 HIV 활동을 억제하고 면역체계를 보존해 환자가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표적인 경우가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이다. 1991년 에이즈에 걸려 농구계를 떠났지만 '매직 존슨 자선재단'을 운영하며 정상인과 다름없이 살고 있다. 에이즈 판정을 받은 후에도 "약 먹는 일 말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1985년 국내에서 처음 감염됐던 55세 남성 역시 6개월마다 병원에서 검사받고 약을 먹었더니 몸에 이상이 생긴 적이 없다고 한다. 첫 여성 감염자도 23년간 꾸준히 치료받으며 별 탈 없이 살고 있다. 함께 생활해온 20대 아들은 감염되지 않았다. 국내 감염자 7650여명 중 1360여명이 숨졌으나 6290여명은 생존해 있다. 에이즈는 이제 고혈압 당뇨 등과 마찬가지로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의 하나다.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대회가 26일 부산에서 개막됐다. 30일까지 70개국 4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에이즈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적 정책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도 마련한다. 에이즈는 수혈 주사 성관계 출산(모자감염)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 음식을 함께 먹거나 악수를 해서는 옮지 않는다. 피부에 상처가 없다면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묻어도 상관없다. 조심은 해야겠지만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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