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한 진짜 이유

NHN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기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직접 대학을 설립한다. 대졸자들을 채용하더라도 어차피 2~3년간의 재교육이 필요하고 그 비용이면 인력을 직접 양성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대체 그 수많은 대학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이한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대졸 소프트웨어 인력은 수요보다 공급이 절대 많다. 하지만 정작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는 태부족이다. 대학들은 이를 우수 인력이 이공계에 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이 대학에 대한 투자를 늘려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말은 전혀 다르다. 삼성 고위관계자의 증언만 하더라도 그렇다. 삼성은 6개 대학을 일일이 방문해 산학협력과 인재양성을 요청했지만 대학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는 것이다. 투자는 환영하지만 기업 수요가 아니라 자신들의 커리큘럼대로 가르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는 것이다. 돈은 내고 학교 일에서는 손을 떼라는 이런 주장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우리는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대학의 주장도 일리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이런 자기 고집 덕분에 NHN도 결국은 독자적으로 대학을 만들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기존의 기술도 6개월이면 이미 구형(舊型)이 되고 1~2개월 사이에 상업기술의 성패가 결정난다는 점을 대학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기업의 87%가 원하는 연구 인력을 찾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들은 사원 1인당 6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들이며 재교육을 시키고 있다. 기업뿐만이 아니다. 정부도 매년 SW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상당부분은 대학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어딘가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식이라면 정부가 직접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낫지 않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