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면 통한다" 분위기 만연…불법 폭력엔 법대로 대처해야

전문가 진단과 해법
전문가들은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조성과 공권력의 엄정한 집행을 주문하고 있다. 선진국들 역시 법질서의 엄정한 집행을 강조한다.

최근 제주도 강정마을의 대립과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의 원인은 법치주의가 경시되고 폭력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집단 · 지역 이기주의가 강해 양보하지 않고 결사항전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공권력이 무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떼를 쓰면 뭐라도 얻는다는 전례를 남겼기 때문에 힘을 이용해 의사를 관철하려는 시도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민주화 이후 지속적인 공권력 약화의 연장선상으로 법치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제주도 강정마을의 대립은 주민들의 경제적 이득과 관계가 없는 감정적인 충돌"이라며 "제주 주민이 아닌 외부 세력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사태를 주도한다는 의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공권력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 전문가들은 불법 · 폭력적인 상황에서는 엄정한 대처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빚어진 물리적 충돌의 책임 문제에서도 경찰관들이 과감한 공권력 집행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물리적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일의 책임 문제에 대해 경찰들이 두려워하고 자신있게 공권력을 집행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위의 성향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엄정히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고 지적한다.

선진국들도 불법 시위에는 강력하게 대응한다. 미국 경찰은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이탈하면 곤봉을 사용해 무력 진압할 수 있으며 해당 시위 참가자는 형사입건돼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루이스 구티에레즈 의원은 지난 7월 연좌시위가 금지된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플라스틱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 연행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