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한 바위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인기사진가 김중만 씨 작품전
모진 풍파에도 흔들림없는 바위를 주제로 한 이색 사진전이 열린다.

인기 사진가 김중만 씨(56)가 29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유로프라자 1층 갤러리 유로에서 '침묵의 시간들' 전시회를 열고 요선암 광대곡 한탄강 해인사 남한강 북한산 등의 바위를 찍은 사진 30여점을 선보인다. 세찬 비바람에도 꿋꿋하게 견디는 인내와 결의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바위를 구체적인 사물로 표시하거나 특징을 연관시키는 형식을 취하지 않고 바위 자체를 추상화한 게 특징이다. 그래서 전시회 제목도 '침묵의 시간들'(사진)로 정했다. 김씨가 렌즈로 포착한 바위는 현실의 자아를 초월해 자신이 이상으로 설정한 '흔들림 없는 바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늘 이방인처럼 떠돌아다녀야 했던 그의 굴곡진 삶과 연관이 있다. 두 차례나 해외로 추방당해야 했던 그에게 바위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존재를 일깨워주는 뿌리와도 같다.

그의 작품들에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과 열정,완벽한 사진을 위한 끝없는 기다림의 과정도 배어있다. 어느 발레리나를 찍다가 끝없는 연습으로 기형이 돼버린 발을 보고 사진이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얼마나 쉬운 것이지 깨달았다는 그는 "그런 만큼 사진작가는 많은 감동과 생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때 이후 주변 소재에도 관심을 쏟았던 그는 "바위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도 신비롭다"고 얘기한다. 이번 전시는 내달 9일까지 계속된다. (02)3444-6995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