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조력발전소, 발전량 소양댐의 1.5배 '세계 최대'

현장리포트

하루 두 번 9시간 동안 전기 만들어
발전기 10기 중 6기 12월 준공 앞두고 우선 가동…원유 대체효과 年 950억
서해와 시화호를 가로지르는 시화방조제를 자동차로 10분 달리자 오른쪽에 8개의 거대한 수문이 보였다. 바닷속에 지름 7.5m,무게 880t 규모의 수차(水車)발전기 10기가 들어선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 시화조력발전소다.

지난 26일 이곳에선 29일 발전기 가동을 기념한 시화조력발전소 녹색발전기념식을 앞두고 발전기 10기 가운데 6기를 우선 가동하고 있었다. 당초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전력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험 운전이 끝난 발전기를 먼저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김만기 시화조력관리단장은 "조력발전소는 밀물이 들어왔을 때 발전기를 돌리지 못하면 곧바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며 "6개월 전부터 운영준비반이 투입돼 발전 설비를 항상 가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전체 공정의 98%가 진행된 시화조력발전소는 오는 12월에 공식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04년 말 첫 삽을 뜬 지 7년 만이다. 발전소 외부 조경 공사와 발전소 옆에 들어설 공원,홍보관의 마무리 공사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시화조력발전소의 발전 설비 용량은 하루 254㎿,연간 552GWh(소양강댐 발전량의 1.56배)로 1966년 세계 최대 규모로 만들어진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의 발전 용량(하루 240㎿,연간 544GWh)을 훌쩍 뛰어넘는다. 일반 가정에서 1인당 하루 평균 3㎾의 전력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총 50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원유 수입대체 효과만 해도 연간 86만2000배럴(약 950억원)에 이른다. 이와 동시에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매년 31만5000t씩 줄어들 것으로 한국수자원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시화조력발전소는 밀물 때만 발전이 가능한 창조(漲潮)식 발전 방식으로 가동한다. 썰물 때 시화호의 해수면 높이가 3m 아래로 낮아진 상태에서 수문을 막은 뒤,밀물이 시작되면 서해와 시화호의 조차(潮差)가 2m 정도 됐을 때 수문을 다시 연다. 이때 수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바닷물이 지름 7.5m,무게 53t의 발전기 프로펠러를 돌려 발전하는 원리다. 발전기 1기에 쏟아지는 바닷물 양은 초당 500t 이상.평소 서울 여의도 부근을 흐르는 한강물의 양인 초당 150t의 세 배에 이르는 바닷물의 압력이 전기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하루 두 차례,한 번에 4시간30분 동안 전기를 만들어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시화조력발전소 외에도 충남 태안군과 서산 앞바다(가로림),인천 강화군 앞바다,충남 당진군과 경기 평택 앞바다(아산만),인천 영종도 북단(인천만) 등 서해안 4곳에서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 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서해안처럼 조력발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곳은 몇 군데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자연환경을 활용해 대체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화석연료가 고갈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산=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