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금리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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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재개하는 대신 0.1~0.2%P 인상…가계빚 억제 조치가 서민 부담으로은행들이 내달 초부터 신규 가계대출 금리를 올린다. 지난 17일 신규 대출을 중단한 은행들이 9월부터 가계대출을 재개하면서 지금보다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를 따르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은 내달부터 가계대출을 정상화하되 금리를 높이기로 했다. 농협 관계자는 "변동금리 · 거치식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정상화할 예정"이라며 "다만 대출금리는 지금보다 높여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금융감독 당국이 제시한 대로 월 0.6%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서는 대출금리를 인상해 수요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며칠 영업을 하다가 대출을 중단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방법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0.2%포인트가량 인상하고 기업대출 금리를 소폭 내리는 식으로 차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가계대출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중단하지 않았던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 대출금리를 올리면 다른 곳들도 따라 올리는 식으로 전체적인 대출금리가 0.1~0.2%포인트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지점장 판단에 따라 제공하는 우대금리(전결금리)를 상당 부분 없애는 등 가계대출 금리를 사실상 올린 상태다. 여기에 각 은행들이 기본 대출금리마저 인상하면 가계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지고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