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2大 악재'에 몸살…"급락은 과민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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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2차전지'라인 구축…삼성전자-SMD 합병說
전문가 "실적 영향 적을 듯"
삼성SDI가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 분야 협력사인 독일 보쉬가 독자적으로 2차전지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삼성전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간 합병설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지난 26일 0.38%(500원) 오른 13만1000원에 장을 마쳐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1주일(22~26일) 동안 전기전자업종 지수가 1.95% 상승한 반면 삼성SDI는 5.75% 내려 대조를 이뤘다. 독일 보쉬는 바스프 티센크루프와 함께 독일 튀링겐주 아이제나흐에 2차전지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23일 발표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2008년 보쉬와 50 대 50 비율로 2차전지 합작사 SB리모티브를 설립한 삼성SDI가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와 SMD 간 합병설도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SMD의 주요 주주인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공식 부인하기는 했지만 SMD의 향후 투자 규모와 최근 글로벌 IT업계의 초대형 인수 · 합병(M&A) 트렌드 등을 감안할 때 합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평가다.

SMD가 삼성전자와 합병할 경우 SMD 지분 36.5%를 보유한 삼성SDI의 지분법 이익이 줄어들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견해가 많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쉬는 SB리모티브 설립 당시 '전기차용 2차전지는 SB리모티브에서만 생산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했다"며 "이번에 구축되는 2차전지 생산라인도 SB리모티브의 보완적 성격이란 점을 명확히 하고 있어 삼성SDI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 SMD 간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SDI의 SMD 지분 매각으로 지분법 평가이익이 없어지면서 투자 재원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현재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 가치 1조7000억원 정도가 유입되면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