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SNS로 감잡고…김중수는 신문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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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경제 수장들 체감경기 감별법"집집마다 통신비 절감하면 적금도 들 수 있는 금액.너무 비싸서 가계부담이 크네요. "
증권사 임원한테 묻거나 백화점·시장 방문
지하철역 택시 수 세고 양복 판매량도 체크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이다. 박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체감경기에 대한 감을 잡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페친(페이스북 친구)'은 1577명이다. 지난 6월6일 250명을 돌파한 뒤 약 두 달 만에 6배로 증가했다. 이 중에는 박 장관이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비공식 자문단도 있다. 박 장관은 "주중에는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도 빠듯하다"며 "주로 주말을 이용해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보면서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지,좋아지고 있는지를 나름대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숫자로 표시되는 통계는 실물 경기를 사후에 반영하기 때문에 실제 경기와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국회 대기시간에도 태블릿PC를 활용해 정책정보를 수집한다"며 "정책의 시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체감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시간 경기를 체크하는 데 비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신문 읽기를 통해 경기 변화를 가늠한다. 구독하는 신문만 11개나 될 정도로'신문 마니아'다.
한은 관계자는 "전문가 칼럼 등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정책의 시사점을 찾아내곤 한다"며 "한은 간부들에게도 신문 읽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세계중앙은행 총재회의 등 국제회의에 참석, 각국의 고위 관료와 이코노미스트들과 최신 정보와 깊이 있는 분석을 공유하기도 한다. 김 총재가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는 게 한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증권사 지점장이나 투자금융사 관계자들과의 의사 소통을 활용한다.
임 차관은 "지난 9일 유럽 재정위기로 코스피가 장중 180포인트나 폭락했을 때 친분이 있는 강남 증권사 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줌마들이 돈 싸들고 객장으로 밀어닥치고 있다. 지금 너무 바쁘니 나중에 통화하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 그날 수직 낙하하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여 V자 장세를 이뤄냈다. 임 차관은 최근에는 증권사 투자금융(IB)담당자들을 불러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듣기도 했다.
재정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임 차관이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생생한 시장 정보를 전해듣는 것으로 안다"며 "가끔 정책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부총재는 수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임원과 전화를 해 국내 소비시장 동향을 듣는다. 이 부총재는 "백화점은 고소득층이,할인점은 중산층 · 서민이 많이 찾는 특성이 있다"며 "한 달 정도 후행하는 통계나 지표에서 알기 힘든 소비시장의 변화를 잡아낼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 경제관료들도 나름대로 경험에서 나온 지표들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처럼 세탁소 반입량이나 청소차 물동량까지는 아니지만 지하철역 앞에 늘어선 택시 대수의 변화를 눈여겨보거나 주말 백화점의 양복매장에 들러 판매량을 물어보기도 한다.
이심기/주용석/서보미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