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온 '한진重 사태'…인왕산서 경찰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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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도로 불법점거 교통 혼잡…시민들 "인도에서 시위하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는 '4차 희망버스' 행사가 지난 27일과 2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 도심에서 물대포를 사용했다.
4차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 7000여명(경찰 추산 3500명)은 지난 27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정리해고 폐지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밤 10시께부터는 명동을 지나 서대문 독립공원까지 도심 행진을 벌였다. 이동하는 도중에 을지로와 숭례문 인근 도로 등을 불법으로 점거,일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을 일으켰다. 일부 시민들은 "인도에 올라가서 시위를 하라"며 시위대와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 일부는 28일 오전 청와대가 내려다 보이는 인왕산에 올라 집회를 계속했다. 경찰은 이를 불법집회로 규정,인왕산 입구를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충돌이 있었다.
경찰은 이날 아침 21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인왕산 일대 10여개의 등산로 입구에서 검문을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 인왕산 대신 독립공원 근처 안산에서 현수막을 설치하고 정부 측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시위 참가자 3000여명은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한진중공업 근로자 정리해고 철회와 경찰의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농성을 이어갔다. 제주 강정마을 사태와 관련,불법 시위에 대해 강력 대응방침을 천명한 경찰은 이날 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2008년 이후 3년 만에 물대포를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채증판독으로 신원이 확인된 주최자 등에 대해 출석요구를 하고 모 언론사 기자를 폭행한 시위대 A씨 등도 엄격히 수사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