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하는 中ㆍ佛…SDR에 위안화 편입 추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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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채권 사주면서 위안화 국제화 지원 '거래설'중국과 프랑스가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G20 의장국·IMF 총재 출신국 佛 입김 작용할 듯
28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과 프랑스는 공동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위안화의 SDR 편입 방안을 마련한 후 오는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수행,중국을 방문한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 26일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 등과 만난 뒤 "양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그리고 경제기구 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와 중국이 이처럼 합의한 것은 윈-윈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유럽 유로 그리고 영국 파운드로 구성된 바스켓에 중국 위안화가 낀다는 것은 명실상부한 최고 화폐 자리에 오른다는 뜻이다. 위안화 국제화가 한 단계 완성되는 동시에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에 한발 더 가까이 가게 되는 것.이에 대한 대가로 사르코지 대통령은 중국을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사로 등장시키는 리더십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 내년 5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변변히 내세울 게 없는 사르코지로서는 글로벌 리더라는 근사한 타이틀을 얻게 되는 셈이다.
◆중국 · 프랑스 밀월 관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긴급 정상회담을 가진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이 유럽 국가들의 채권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해왔다"며 이번 조치가 프랑스의 제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 각국의 입장 차이로 유로본드 발행이 불투명해지면서 재정위기를 극복할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자 중국에 SOS를 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는 이탈리아 스페인 다음으로 재정상태가 위험한 국가로 꼽히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과 밀고 당기는 긴장관계를 형성해왔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 비즈니스 외교에 주력했다.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중국을 방문,"대만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중국에 비행기와 원자력발전소 공사 등 267억달러어치 구매계약서를 내밀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는 티베트 인권 문제를 거론해 중국과 팽팽한 긴장을 형성했지만 결국 "티베트는 중국 땅"이라고 선언했다. 그 대가로 중국은 에어버스 100대를 구매했다.
◆SDR 편입 성공할까
중국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국제통화체제의 핵심은 두 가지다. '달러 중심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위안화의 국제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은 놓칠 수 없는 카드다. 달러 중심 체제를 바꾸기 위해 SDR을 국제통화로 사용하자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영국 파운드와 유럽 유로로 형성된 SDR 바스켓에 위안화가 끼어든다면 중국으로서는 달러 중심의 금융체제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위안화의 국제화를 달성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SDR에 새로운 통화를 추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DR의 바스켓 조정 검토 작업은 5년에 한 번씩 이뤄지기 때문에 위안화의 SDR 편입은 2015년에나 가능하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어 상황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왕(易網) 인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올해 안에 중국 등 신흥국 통화를 포함하는 '예비 SDR'모델을 만들고 2015년에 새로운 SDR을 출범시키자"고 주장했다. SDR 바스켓 조정을 2015년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벌써 나오고 있기도 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프랑스 사람이라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 특별인출권(SDR)
special drawing rights.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담보 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회원국은 자국이 보유한 SDR을 다른 회원국에 양도해 필요한 외화를 얻을 수 있다. SDR의 가치는 바스켓을 형성하는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등 4개 통화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결정된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