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애매모호 주가전망에 투자자만 '속앓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실적훼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건설주들이 매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주가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전문가들의 분석까지 '모 아니면 도' 식의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 일반투자자들만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비아 내전을 비롯해 9~10월 국내 분양시장, 해외수주 전망에 이르기까지 애매모호한 분석이 대부분이다. ◆ 리비아 사태 해결이 기회? 위기?

29일 대신증권은 '보수적으로 보아도 해외수주는 전년대비 15.1% 증가'라는 업종분석보고서를 내고 건설주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라마단(이슬람력 9월, 이슬람 신자들은 이 기간 동안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 종료 이후 중동 지역에서 해외수주 모멘텀(상승동력)이 가시화될 수 있고,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곧바로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많은 시장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갈 지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우려했다.

리비아 내전 이후 주가전망에 대한 분석도 각양각색이다. 리비아의 전후복구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이익을 낼 지 여부가 관건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주 '리비아 사태 해결은 한국 건설에 큰 기회'라는 보고서를 통해 "리비아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약 74억 달러의 리비안 관련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협상 파트너가 될 리비아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아직 정확한 복귀 시점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리비아 사태의 진정국면 돌입으로 향후 리비아 재건시장 형성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으나, 카다피 정권 이후 신정권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발주 프로세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실질적인 수혜 여부는 내년 이후 가려질 것"이라며 단기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대신증권은 오히려 리비아 내전 이후 수혜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쪽이다.

대신증권은 "리비아 신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과거 카다피 시절과 다른 수주 프로세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리비아 반군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유럽연합(EU) 국가들(영국 프랑스 등)의 리비아 진출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 단순 계산으로 1200억 달러의 전후 복구물량 중 3분의 1을 국내 업체들이 수주할 것으로 보는 일부 시각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9~10월 아파트 분양시장 긍정적? 부정적?

9~10월 사이 국내 아파트 분양시즌 종료 이후에 대한 전망 역시 뚜렷하지 않은 실정이다.

한화증권은 최근 '분양률은 40% 넘길 수 있는가?'라는 분석보고서에서 "분양이 잘 될 경우와 정반대의 영향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9~10월 중 분양이 본격화되면 초기 분양(계약)률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이 예상대로 원활히 이뤄질 경우 건설회사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여지가 크고, 기대치보다 분양률이 미진할 경우 미분양 아파트의 증가와 공사비 투입 증가로 유동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분양률이 40% 내외이면 안정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은 그러나 "긍정적인 주가전망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외부효과로 인한 단기 주택 시장의 변화에 주시할 필요가 있는데 단기 부동산 시장이 분양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와 내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불확실한 부동산 정책 등이 나올 수 있어 이 또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교보증권은 이날 업종보고서에서 "실적개선과 해외수주 확보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건설업종의 시장대비 강세 흐름을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대형사들의 하반기 영업실적이 전년대비 개선되고 전년동기대비 해외수주 물량 증가 가능성이 높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종의 시가총액은 이달들어 약 34조원에서 28조원으로 쪼그라든 이후 28조원선을 오가고 있다. 업종지수도 최근 10거래일 중 절반씩 오르고 내리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