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유해음반 심의기준 완화된다

[한경속보]최근 논란이 됐던 청소년 유해음반 심의제도 기준이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여성가족부는 29일 유해음반 심의시 노골적으로 술·담배 등의 이용을 조장하거나 권하는 경우에만 한정해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등 명확하고 구체화된 기준을 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선방안을 내놨다.또 음반업계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음반심의위원회를 보강하기로 했다.

김태석 여성부 차관은 “이번 개정 방안의 핵심은 심의기준을 대폭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이런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의제도가 더욱 객관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지난 7월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의 가사 속에 술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며 청소년 유해매체 판정을 내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하지만 단지 술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유해매체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심의기준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비스트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5일 여성부를 상대로 유해매체물 고시 취소 소송을 내기도 했다.이와 함께 서울행정법원은 같은날 노래 가사에 ‘술’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심의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성부는 술·담배 표현의 경우 노골적으로 이용을 조장하거나 권장하는 경우에 한정해 유해판정을 하도록 명확하고 구체화한 심의세칙을 제정해 심의를 둘러싼 논란을 줄여나갈 계획이다.기존의 ‘19세 미만 금지’로 일원화 돼 있던 기준에서 ‘12세 미만 이용제한’ 등급도 신설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