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야마ㆍ시소디어ㆍ놀테…인재포럼은 글로벌 석학 경연장

미리 보는 인재포럼

빌 클린턴·잭 웰치 등 거물…역대행사 참석 인재상 제시
올해 버슨·하우로이드 회장, 기업경영·상생 해법 전망

"직원들에게 돈보다 질 높은 삶을 제공해야 성공한 기업."(자크 아탈리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이미 회사에 있는 평범한 직원을 인재로 만들어라."(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미래 인재는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갖춘 양성형 인간."(토니 리틀 영국 이튼칼리지 학장)


지난해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0'에 참석한 세계적인 석학과 명문학교 학장의 언급이다. 기업과 인재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인다.

글로벌 인재포럼은 세계 석학들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명문학교 수장,국제 리더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경연장이 돼왔다. 수많은 스타급 인사들이 포럼에 참석해 인재 양성 방안과 미래 준비,세계경제 흐름 및 전망에 대해 대안과 해법을 제시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등이 대표적이다. '인재가 미래다'를 주제로 2006년 열린 제1회 인재포럼에는 게이츠 전 회장이 연사로 등장,"모든 조직의 성공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고 말했다. 당시 포럼 참석자들은 "교육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2회 포럼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세계적인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그는 개막 연설에서 "인류가 직면한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인재의 빈곤 때문"이라며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3회 포럼 때는 웰치 전 회장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성공 비결과 '정주영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4회 때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통독(統獨)의 리더십' 특강을 통해 당시 논란을 빚었던 한국의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세계가 함께하는 미래 준비'를 주제로 한 지난해 행사에서도 명언이 쏟아졌다.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자크 아탈리 회장은 "각국이 힘을 합쳐 소말리아 해적을 막듯 경제에서도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며 '소말리아제이션(somaliazation)'이란 신조어를 소개했다.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인 소말리아 해적들이 무정부 상태를 이용해 해상 무역과 안보를 위협하듯 세계 경제도 비슷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다. '인재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제프리 페퍼 교수는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평범한 직원이라고 강조했다. 인재를 '확보'하는 것보다는 '양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래식 음악의 산실인 미 줄리아드음대의 조지프 폴리시 총장은 "예술은 인재를 키우는 자양분"이라며 예술과 교육의 통합을 강조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유로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먼델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해 "부채는 오염과 같은 것으로 유럽연합(EU)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독일을 대표하는 통화 · 재정분야의 석학 빔 퀘스터스 전 독일경제연구소장은 "국가별로 재정 적자와 부채 규모를 제한한 뒤 이를 못 지키면 EU에서 탈퇴시켜야 한다"고 맞섰다.

올해 인재포럼에 참석할 세계 석학과 리더들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한국 · 일본 · 중국의 3개국 공동체를 주창해온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세계적 정치철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스탠퍼드대 교수 등의 미래 전망이 주목된다. '상생의 교과서' 저자들로 불리는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 벤틀리대 교수(마케팅)와 파울 놀테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역사문화학)가 미래 사회와 기업,상생 등에 대해 어떤 말을 할지도 관심 대상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황웨이핑 런민대 교수의 '중국 패권론'과 스에마쓰 지히로 일본 교토대 교수(경제학)가 들려줄 '교토식 경영의 진수'도 놓치기 아까운 주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