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선박왕 권혁 회장 구속영장 청구

[한경속보]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성윤)가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61)에 대해 3000억원대 탈세·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권 회장은 탈세 목적으로 조세피난처에 거주하는 것으로 위장,세금 2200여억원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를 받고 있다.8000억~9000억원대 수익을 올린 데 따른 소득세 악 1600억원,법인세 약 600억원을 탈세했다는 혐의다.

또 국내 조선사들과 선박건조 계약을 하면서 일단 비용을 과다계상해 지급한 뒤 나중에 일부를 돌려받고,보험업체들과 손해보험계약을 하면서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수법으로 회사 자금 90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적용됐다.

국세청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7월 말부터 이달까지 권 회장을 4차례 소환 조사했다.수사 과정에서 권 회장은 “시도상선 본사는 홍콩에 있으며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지 않다”며 “해운사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건 전세계적 관행”이라는 점을 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 회장에 대한 조사를 더 할지 여부를 곧 결정하겠다”며 “혐의가 복잡해 70~80쪽 분량으로 구속영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는 1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권 회장 측은 “1주일 후에 나올 수 있겠다”며 거부,검찰 신규 인사 배치가 끝난 후에야 신병 처리 결과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국세청은 지난 4월 권 회장이 실질적으로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소득세 약 2700억원과 법인세 약 1400억원 등 사상 최대액인 세금 4100억원(가산세 포함 금액)을 추징했으며,권 회장은 조세심판원에 세금 불복 청구를 제기한 상태다.국세청은 권 회장의 개인 자산은 1조원대,시도상선의 법인 자산은 1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