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도전하는 인순이 "명곡 '메모리' 부를 수 있어 감사"

17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서 공연
"캣츠는 용서와 화해,내려놓음,치유가 한꺼번에 들어 있는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관객들이 여러 메시지를 얻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연기를 하겠습니다. "

탁월한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사랑받아온 가수 인순이(사진)가 뮤지컬로 관객을 찾는다. 오는 17일부터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캣츠'에서 박해미 홍지민과 함께 '그리자벨라'를 연기한다. 그리자벨라는 화려하게 전성기를 누렸으나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와 행복의 의미를 노래하는 늙은 고양이.주제곡 '메모리'로 유명하다. 2000년부터 출연해온'시카고' 이후 두 번째 뮤지컬에 도전하는 인순이는 3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인 명곡인 '메모리'를 부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MBC '나는 가수다(나가수)' 출연과 콘서트 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인생에는 공부나 사랑처럼 때를 놓치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며 "캣츠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제가 '해본 후회'와 '안 해본 후회'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해본 일은 결과가 어떻든 미련이 안 남지만 안 해본 일은 갈수록 미련이 커지는 것 같아요. '나중에 다시 할 수 있을까' '나에게 기회가 다시 주어질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나가수'출연에 대해서도 "두 귀를 쫑긋하며 들어주시는 시청자와 청중 평가단이 있고 최고의 가수들이 긴장하며 서는 무대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내 무대에 대해 대중이 어떤 소리를 하든,설사 탈락을 하게 되더라도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메모리'만 잘 부르면 되겠지 했는데 대사도 없이 다른 배우들과 눈빛으로 주고받는 내면연기가 쉽지 않았다"며 "용서와 사랑,눈물,치유,화해 등 인간의 삶을 고양이를 통해 보여주는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세월의 깊이만큼이나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해온 그이지만 '메모리'에 대한 심적 부담은 커 보였다.

"인순이의 노래 하면 웅장하고 고음이 빵빵하게 올라가는 것을 생각하실 텐데 극에서는 폭발하기보다는 절제하면서 불러야 해요. 기존에 들었던 메모리의 감동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