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3% "블랙 컨슈머 요구 경험"
입력
수정
상의, 314곳 조사…"인터넷 유포 위협" 가장 많아국내 기업의 80% 이상이 보상을 노리고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이른바 '블랙 컨슈머'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기업 31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83.4%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거나 논리적으로 지나친 고객들의 요구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블랙 컨슈머'를 가끔 대해봤다는 기업은 60.2%,자주 경험했다는 응답은 23.2%였다. 부당한 요구 유형으로는 '적정 수준을 넘은 과도한 보상'이 57.9%로 가장 많았고,'규정에 없는 환불 · 교체'(35.2%)와 '보증기한 지난 후의 무상수리 요구'(6.5%)가 뒤를 이었다. 이런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며 겪는 애로사항으로는 '인터넷 · 언론 유포 위협'(71.0%)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폭언(39.7%),'고소 · 고발 위협'(17.6%),'업무에 방해될 정도의 연락과 방문'(16.8%) 순이었다.
부당하다고 생각해도 71.7%의 기업들이 요구를 수용했고,그 이유로는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까 우려해서"(79.8%)라고 답했다. 조사기업의 50.4%는 '인터넷의 악성 비방이나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로 기업 이미지 훼손과 제품판매 감소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소비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실확인을 거쳐 처리하는 풍토 정착'(51.9%)을 가장 많이 꼽았고,'악성 비방이나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 지양'(24.8%),'기업의 책임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해 기업 부담을 완화'(14.3%) 순으로 지적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기업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기업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