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D 풀라인업' 앞세워 바람몰이…소니, 접는 태블릿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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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스마트 대전' 점화 - (2) 패자들의 역습'패자(敗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
"애플에 더 밀릴 수 없다" 태블릿 비밀병기 선보여
LG전자-필립스-샤프 "스마트TV 앱 공유"
일본 소니가 1일 밤 12시(한국시간)까지 계속된 'IFA 2011' 미디어 콘퍼런스를 통해 태블릿PC 신제품 'S'와 'P' 2종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은 삼성전자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소니는 이달부터 미국 시장 등에 태블릿 제품을 출시해 내년 말까지 애플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꿰차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애플발 스마트 태풍에 휘청거리고 있는 소니와 도시바,LG전자 등 가전 및 정보기술(IT) 분야의 전통 강자들이 전열을 재정비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소니 "태블릿 세계 2위 올라서겠다"
가장 전운이 짙은 분야는 태블릿PC다. 삼성전자에 이어 소니,도시바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의 독주체제를 당장 가로막기는 어렵겠지만,PC와 노트북은 물론 TV 수요까지 잠식하며 갈수록 팽창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을 방관할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소니의 가즈오 히라이 부사장은 이날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일반형 '태블릿S'와 스크린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태블릿P'를 발표했다.
태블릿PC와 연계한 네트워크 플랫폼인 '소니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도 선보였다. 이용자는 하나의 계정으로 비디오 와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소니 태블릿S는 9.4인치 크기로 애플 아이패드(9.7인치),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10.1인치)보다 다소 작다. 태블릿P는 5.5인치 디스플레이가 아래 · 위에 달린 폴더형 제품이다.
TV는 삼성전자,PC는 대만과 중국업체에 완전히 밀린 소니로선 태블릿에서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도시바도 태블릿 신제품 공개가 임박했다. IFA 현장에는 도시바가 지금까지 나온 제품 중 가장 얇은 두께의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을 비밀병기로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LG전자 3D에 올인
'스마트'외에 또 하나의 축은 '3D(입체영상)'이다. 애플이 진작 아성을 구축하며 이슈를 선점한 '스마트'로는 단순 '팔로어(follower)'밖에 될 수 없는 만큼 시장의 화두 자체를 3D로 바꿔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LG전자가 대표적이다. TV부터 홈시어터,모니터,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3D 시리즈로 총공세를 펴고 있다. 화질과 디자인을 개선한 고급형 시네마 3D TV(모델명:LW980S)를 비롯 모두 6개 시리즈의 시네마 3D TV 풀 라인업을 앞세워 바람몰이에 나섰다. 풀LED(발광 다이오드) 방식의 3D TV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72인치 모델도 선보였다.
LG전자는 또 이날 필립스 샤프와 손잡고 스마트 TV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Software Development Kit)'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각사의 독자적인 운영 시스템은 유지하면서 표준기술(HTML5, CE-HTML,HbbTV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 TV 앱을 호환해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이번 협력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TV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역시 풀HD 화질로 3D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TV와 함께 3D 블루레이 플레이어,3D 사운드 플러스 기능이 강화된 홈시어터시스템 등을 세트로 선보였다. 삼성은 아울러 필립스 · 샤프 · 도시바 · TCL 등 주요 TV 제조사들을 액티브 3D 안경 기술표준화 대열로 끌어들이며 3D 주도권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도 "모든 영역에 걸쳐 3D 분야의 리더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3D 드라이브에 가세했다. 소니는 머리에 착용하는 형태로 마치 극장에서 넓은 화면을 보는 것처럼 3D 가상 화면을 감상할 수 있는 '퍼스널 3D 뷰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베를린(독일)=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