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오일뱅크 2012년 5~6월께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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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6000억 투입 '제2 고도화설비' 본격 가동
고도화율 1위…현대重 편입 후 도약 발판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작년 8월 선임 직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충남 대산공장이었다. 현대오일뱅크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제2고도화설비 건설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고도화설비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벙커C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경유로 전환하는 장치로 '지상유전'으로 불린다. ◆정유업계 고도화 비율 1위 등극
그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금,현대오일뱅크의 숙원 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현대오일뱅크는 1일 충남 대산본사에서 제2고도화설비 준공 기념행사를 가졌다.
기존 6만8000배럴 규모의 제1고도화시설에 5만2000배럴 규모의 제2고도화시설을 추가 준공해 하루 12만배럴을 경질유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고도화 비율은 17.4%에서 30.8%로 상승,GS칼텍스(28.3%)와 에쓰오일(25.5%)을 제치고 고도화 비율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고도화설비 공사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아부다비 IPIC(국제석유투자공사)에서 작년 8월 현대중공업 계열로 다시 편입된 지 1년 만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제2고도화설비 공사에는 연인원 220만명,15t 덤프트럭 17만대 분량의 토사,레미콘트럭 4만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투입됐다. 공장 내 각종 배관의 길이를 합하면 서울과 부산 왕복거리(920㎞)에 이른다.
권 사장은 행사가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화학과 출신이 아니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그게 오히려 득이 됐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그 공백을 메우려 노력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회사가 9년 동안 외국회사 밑에 있다 보니 직원들이 상부에서 지시하는 것을 마냥 따르는 수동적인 문화가 팽배했다"며 "이를 고치기 위해 직원들에게 '자신이 사장'이라는 주인의식을 강조하고 상호간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업계획과 관련해서는 "공장 고도화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증설한 시설과 연관한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활기유와 프로필렌 유도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향후 중국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내년 5~6월께 회사를 상장할 계획"이라며 상장 의지도 내비쳤다.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설비에 이어 BTX(벤젠 · 톨루엔 ·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 설비 투자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6000억원을 들여 대산공장에 대규모 BTX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7월 착공식을 했다. 새 BTX 설비는 2013년 6월 완공 예정으로,벤젠과 파라자일렌 등을 연간 100만t 생산하게 된다. 울산 신항만 대규모 저유소 건설,대산공장 유동층 연소(FBC) 보일러 증설,판교 기술지원센터 신설 등을 통해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대산=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