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창업자 '은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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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서 CEO까지…대형마트 인생 57년대형마트 잡역부로 시작,유통업체를 만들고 세계적 회사로 일군 코스트코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짐 시네갈(74 · 사진)이 은퇴한다.
후임에 젤리넥 COO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시네갈이 연말 CEO직을 사임한다고 보도했다. 그는 내년 1년간은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리고 2013년에는 고문 타이틀만을 가질 예정이다. 후임은 창업 이전부터 시네갈과 함께 한 크레이그 젤리넥이 맡기로 했다. 젤리넥은 작년 2월부터 코스트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시네갈 CEO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싫어하는 CEO''이익 상한선을 도입한 CEO'로 유명하다. 다른 CEO들과는 차별화되는 '시네갈 방식'의 경영 때문이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 똑같이 'Jim'이라고 쓰인 이름표를 달고 다니고,고객들의 전화를 직접 받기도 한다. 고객의 요구와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해야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네갈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좋아하지 않는 CEO란 별명이 붙어다닌다. 직원들에게 높은 임금을 주고 제품 가격은 더 낮춰 이익률이 항상 낮은 수준을 맴돌기 때문이다. 제품가격이 원가총액의 14%를 넘지 않도록 하는 이익 상한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높은 임금을 주는 이유에 대해 그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그들이 더 열정적으로 코스트코를 고객들에게 광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의 행복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말이다. 또 "중산층이 많아야 코스트코 고객이 증가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진다"며 "이것이 우리가 높은 임금을 유지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행동하는 이유는 첫 직업이 대형마트 잡역부였다는 사실과 관련 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해석이다. 1936년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철강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시네갈은 대학을 다니던 1954년 대형마트 '페드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유통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가 맡은 일은 매트리스 하역이었다. 이후 그는 대학도 그만두고 유통업에 뛰어든다. CEO가 된 후 한 인터뷰에서 시네갈은 "그때 유통이 나에게 맞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평생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인의 임금은 경쟁 업체 CEO보다 낮다. 지난해 그가 받은 연봉은 35만달러였다. 월마트의 마이클 듀크(120만달러),타깃의 그레그 스테인하펠(135만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네갈은 낮은 연봉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용준/전설리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