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텔과 손잡고 '스마트카 반도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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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공동 개발
씨앤에스, 맞춤 반도체 생산…이르면 2015년 차량에 적용
현대 · 기아자동차가 세계적인 IT업체 인텔과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
in-vehicle infotainment)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엔진과 변속기 등 차량의 동력 성능뿐만 아니라 첨단 I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카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에서다. 양웅철 현대 · 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회장은 5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톤 스틴먼 인텔 부사장,김동진 씨앤에스테크놀로지 회장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차량용 IVI는 뒷좌석에서 즐길 수 있는 영화, 게임, TV, SNS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비롯해 내비게이션, 위치기반서비스,모바일 기기와의 연결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인텔은 차량용 인텔 아톰 프로세서 기반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고 씨엔에스테크놀로지는 차량용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현대 · 기아차는 이르면 2015년 IVI 시스템을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양 부회장은 "스마트카 시대가 다가오면서 반도체 칩 개발 단계에서부터 단순화된 플랫폼을 개발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관련한 맞춤형 반도체와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현대 · 기아차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회사가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인텔과 처음 맺은 협약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텔은 이미 2006년부터 BMW,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크라이슬러 등과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MS사와 맺었던 MOU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부분이라면 인텔과의 제휴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하드웨어 분야에 가깝다"며 "앞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현대 · 기아차가 스마트카의 기반이 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을 병행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동력 성능과 연비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력을 높이는 것이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판단 아래 국내외 IT업체들과 지속적인 제휴를 진행해왔다. 2007년 반도체 업체 인피니언과 미래형 반도체 관련 협약을 맺었고 이듬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MOU를 체결했다. 올초부터 보쉬그룹, 보다폰, NHN와 잇달아 차량용 첨단기술,차세대 차량 IT,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스마트 카 연구개발에 힘쏟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