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서 청바지 옷감 염료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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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줌업대표적 청바지 옷감인 '데님'의 염색 재료 '인디고'를 미생물로부터 추출 · 생산하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조선대 김시욱 교수팀, '인디고' 대량 생산 성공…FITI硏서 최고품질 인증
조선대 환경공학과 김시욱 교수팀은 6일 해양성 세균 '메틸로파가 아미니설피디보란스 MP'로부터 인디고를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 'FMO(Flavin containing monooxygenase)'를 복제하고 이에 대한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팀은 이 유전자를 대장균에 투입,증식해 인디고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예전부터 인디고는 '쪽(Polygonum tinctorium)' 등 특정 식물체로부터 분리해 직물 염색제로 널리 사용해 왔으나 생산량이 미미하고 원료(쪽)가 금방 상해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0세기 들어 보편화한 화학적 합성법은 공정 과정에서 부산물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재조합을 이용해 재조합 미생물로부터 1년 내내 균일한 품질의 인디고를 생산하고 FITI시험연구원(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으로부터 최고 품질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3t 규모 대용량 배양기를 통해 하루 평균 ℓ당 5000㎎의 인디고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배양 과정에서 발효 조건과 첨가물을 달리 하면 만성 백혈병 등 암 치료제나 뇌조직 퇴화 치료제의 원료로도 쓰일 수 있는 인디고 유도체 '인디루빈'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재단법인 '나주시 천연 염색문화재단'에 이전했으나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미생물의 잠재력과 과학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