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드보르자크의 '루살카' 중 '달에게 부치는 노래'
입력
수정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QR코드 찍으면 선율과 함께 동영상이 뜹니다.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주인공은 인어공주와 비슷한 동유럽의 물의 요정이다. 호숫가에 사냥 나온 왕자에 반해 짝사랑하게 되는데,물의 늙은 정령이 죄악으로 가득 찬 인간을 사랑하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깊어진 나머지 달을 향해 애원한다.
"하늘 높이 떠 있는 달이여,그대는 인간이 사는 모든 곳을 내려다볼 수 있겠지.잠시 멈추어 내 연인이 어디 있는지 알려다오.내가 맘속에 그를 품고 있다는 걸,누가 여기서 기다리는지를 전해다오.그가 나를 꿈꾼다면 옛 추억이 그를 깨울지도 모르니까. 오,달이여 제발 사라지지 마오."곧 한가위,달이 가장 크게 뜨는 추석이다. 우리에게 달은 추수의 기쁨을 노래하는 편안한 동경의 대상이지만 서양에서는 주술적인 의미를 갖기도 한다. 예컨대 원래 달에 홀렸다,달의 영기를 받았다는 의미인 영어 단어 'lunatic'은 미쳤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루살카가 달을 향해 비는 행위 역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절망감에 의한 비정상적인 심리상태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러나 드보르자크의 아리아만큼은 그런 상징조차 잊게 만들 만큼 감미로우면서도 애절하다.
유형종 <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 ·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