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계열사, 대우건설에 시공 맡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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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경험 풍부·공사비 저렴…용산 큐브 등 3건 계약 맺어SK건설 자회사인 SK D&D(디앤디)가 도시형 생활주택 건축 공사를 모회사인 SK건설이 아닌 대우건설에 맡기기로 해 주목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 D&D는 최근 대우건설과 서울 용산 큐브(조감도),강동1 · 2차 큐브 등 3건의 도시형 생활주택 시공 약정을 체결했다. 이들 사업은 SK D&D가 직접 시행을 하거나 토목공사를 담당하는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3개 사업장을 307억원에 일괄 시공하게 된다. 대기업 계열사가 그룹 내 건설사를 놔두고 다른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비상장사인 SK D&D의 주주는 SK건설(지분율 44.98%),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38.76%) 등으로 SK건설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 A증권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내 대기업 계열 건설사는 그룹 자체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가 다른 분야로 업무 영역을 넓혀 종합건설사가 된 경우가 많다"며 "지금까지 계열사 물량을 다른 건설사에 맡기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SK D&D는 외부 시공을 통해 시공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틈새상품에 눈을 돌린 대우건설은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원룸형 오피스텔,고급빌라 등 수백억원대의 시공도 병행하고 있다. 공사 경험이 많아 다른 대형사에 비해 3.3㎡당 5% 정도 저렴하게 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우건설은 틈새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도권 주거형 오피스텔 시공의 70%를 대우건설이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틈새상품에 강하다"며 "수익형 부동산시장 선점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선 SK D&D가 습관적으로 계열사에 일감을 맡기는 관행을 탈피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 D&D는 고급 단독주택개발 및 조립식 단독주택 시공에 진출한 데 이어 작년부터 도시형 생활주택 개발에 뛰어들었다. 고급 단독주택 등 기존 개발사업의 시공은 SK건설에 맡겨왔지만 도시형 생활주택 시공은 외부에도 참여를 개방했다. S건설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계열사 일감 맡기기에 대한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하면서 과세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추진하거나 진행 중"이라며 "자발적으로 시공 분야 개방이 시작된 만큼 정부 우려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