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은 해체 목소리 시끌
입력
수정
도이체방크 CEO "유럽 은행 채무재조정 감당하기 힘들 것""현재 유럽 재정위기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위기를 해결할 '최종대부자'가 없기 때문이다. "(독일 일간 디벨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공포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로존 위기가 이미 스스로 구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베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교수)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금융권 연쇄 파산 우려가 커지며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 금리는 또 다시 급등하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유럽 은행들은 보유 중인 재정위기 국가 국채에 대한 채무재조정이 실시될 경우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경제일간 레제코는 "프랑스 은행협회장이 '달러 단기 차입이 어렵다'고 실토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선 의회가 긴급 긴축예산 문제를 논의하자 노동계가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불안이 커지면서 이날 10년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0.27%포인트 급등한 연 5.56%를 기록했다. 이처럼 재정위기가 해결 국면을 보이지 못하자 '유로존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위스 대형 은행 UBS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현행 회원국과 시스템으론 더 이상 유로존이 작동할 수 없는 게 분명하다"며 "유로존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킬 경우 (다른 나라도 연쇄 탈퇴하는) 도미노 효과가 우려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마리오 드라기 차기 ECB 총재는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유로존 재정위기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파국에 임박했다"며 "유로존 정상들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