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주식, 밤엔 재즈…행복 유전자 꿈틀대요"

두 번째 앨범 '크리스마스 캐럴' 준비하는 윤서진 리딩증권 상무
"낮에는 좋은 주식을 권하고,밤에는 따뜻한 재즈 노래를 들려드려요. 늦었지만 꿈을 이루게 된 셈이죠."

윤서진 리딩투자증권 상무(42 · 사진)는 증권업계에서 10년 동안 잔뼈가 굵었지만 재즈음악계에선 신인이다. 지난해 12월 첫 앨범 '섬싱 굿(Something good)'을 내 '늦깎이 재즈 가수'로 데뷔했다. 증권업계 첫 여성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해외영업본부장을 지내고 있는 윤 상무가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 건 3년 전 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겨울 어느 날이었어요. 증시 폭락으로 지치고 슬럼프에 빠지자 저만의 행복 유전자(DNA)가 꿈틀거렸어요. '그래!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자'고 생각했죠.그리고 바로 보컬학원에 찾아갔어요. "

결국 2년 동안 퇴근 후 재즈를 배우며 노력한 끝에 '재즈 보컬 윤서진'으로 거듭났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15년여 만에 맺은 결실이다. 윤 상무는 1995년 삼성 비서실에서 출발해 2001년 증권업계로 이직했다. SG 리먼브러더스 노무라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을 거쳐 현재는 리딩투자증권에서 해외투자자에게 국내 주식 세일즈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원래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윤방부 가천의과학대 부총장)가 즐겨 듣던 프랭크 시나트라,냇 킹 콜 등의 노래를 같이 들으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지금은 오는 11월 두 번째 앨범 '크리스마스 캐럴'을 내기 위해 퇴근 후 서울 서교동 스튜디오에 자주 들른다. "미국 유럽에서 보냈던 학창 시절,노래 부르는 게 너무 행복했었는데 이제야 다시 찾은 거죠.하지만 '취미가 대단하다'는 식의 말을 들으면 싫더라고요. 재즈는 제 삶에 있어 본업만큼 중요한 삶의 원동력이거든요. (웃음)" 독실한 기독교인인 윤 상무는 음반판매 수익 등을 장애아동에게 전액 기부하는 등 행복전도사의 삶도 실천하고 있다.

전혀 다른 듯 보이는 증권시장과 재즈음악에 공통점이 많다는 게 그만의 철학이다. 재즈는 개성을 살려 곡을 해석하고 상황에 맞게 부르는 게 중요한데 증권업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술로 접대하고 앵무새처럼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세일즈맨은 증권업계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자기만의 특성을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어필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 속에서 국내 증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외국투자자들이 볼 때 한국만큼 성장성과 안정성을 고루 갖춘 시장도 없다"며 "개인투자자들도 여유자금으로 수익 눈높이를 낮춘 후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업종 대표주를 공략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주인 삼성전자 삼성카드 호텔신라 삼성테크윈,현금이 풍부한 소비재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LG화학 KT 웅진코웨이 만도 등 유망종목을 꼽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