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드스타인 하버드大 교수 "주식ㆍ채권투자로 수익 한계…고수익 연금상품 개발 시급"
입력
수정
100세를 위한 습관 장기투자"은퇴 후 필요자금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단순히 주식과 채권에만 국한된 투자로는 적정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다.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자산을 활용해 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
세금 혜택이 가입률 높여…물가연동채 등에 투자를
美 경제 침체 가능성 커져…3차 양적완화는 힘들 듯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사진)는 6일 "한국은 노년층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속도가 국민연금의 재원이 되는 세수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만큼 생산가능 인구에 의무적으로 부과되는 적립부담을 늘리거나 수령연령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7년 7%에 그쳤던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비중은 2028년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매년 0.5%포인트씩 떨어져 2028년에는 4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세수를 늘리고 연금수령 연령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사적연금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그 전에 금융시장을 통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연금 가입자들에게 부양 의무와 개인의 노후준비를 동시에 강요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금융회사들도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 방안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나 연금 가입자에 대한 세제혜택은 퇴직연금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금융회사들 못지않게 민간연금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노력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금융회사들이 연금상품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네 가지 전략으로 △세수 적립과 투자의 병행 △물가연동채 투자 △표준 상품에 대한 수익률 보장 △최소 수익률 설정 등을 제시했다. 단순히 자산을 적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재원을 늘리고,물가연동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정 자산과 투자 비중으로 이뤄진 표준 포트폴리오에 대해 정부가 수익률을 보장하는 방식은 연금 가입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하고,"금융회사들이 풋옵션 매수 등을 통해 손실 가능성을 줄여 최소 수익을 보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오바마 정부의 경제회복자문위원을 담당하고 있는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도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리세션(침체)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2차 양적완화 직후 일시적인 회복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중앙은행이 다시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럽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재정위기 해소는 낙관하기가 힘들고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