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ㆍ대형마트, 수수료 3~7%P 인하

중소 납품업체 10월부터…업계 "공정위 압박 지나쳐"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에 입점한 중소업체의 판매수수료가 오는 10월부터 3~7%포인트 낮아진다. 판매수수료를 낮추라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의 압박에 유통업계가 백기를 든 것이다.

11개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진 뒤 '유통 ·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에 합의했다. 골자는 '판매수수료 3~7%포인트 인하'와 '신규 중소입점업체 의무 거래기간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연장','내년부터 업종별 표준거래계약서 사용' 등이다.

유통업계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하려는 업체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낮추면 입점경쟁이 더 치열해져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명품브랜드에 적용하는 수수료(10%대)에 비해 국내 중소업체 수수료(30%대)를 지나치게 높게 적용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정부가 획일적으로 수수료율을 건드리면 시장 질서가 무너진다"고 비판해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은 면적당 매출이 국내 중소업체들에 비해 5배나 더 나오기 때문에 수수료를 5분의 1 수준으로 깎아달라고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수수료 인하 범위축소 등을 주장하는 업계의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TV홈쇼핑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종별 특성을 일부 반영하는 선에서 양보하라고 종용했다. 지난 6월 말부터 두 달 넘게 시간을 줬으니 이제 결과물을 내놔야 할 때라고 업체들을 압박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오상헌/박신영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