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K팝 '열풍'…한류관광 100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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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中·동남아·유럽 '마니아'…국내 콘서트장 30% 메워일본 관광객 아야 씨와 미치코 씨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짐을 풀었다. JYP엔터테인먼트 등 K팝 가수들의 소속사가 인근에 있어 2PM 동방신기 등 K팝 가수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지난 주말 도쿄돔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공연도 봤다는 이들은 청담동에 있는 JYP엔터테인먼트 건물 주변을 기웃거렸다.
한류팬 씀씀이 1인당 216만원…일반 관광객의 1.5배
K팝이 한류의 새로운 기폭제가 되면서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등의 한류 마니아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최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PM 공연 관객 1만4000명 중 3분의 1이 외국인이었다. JYP 관계자는 "대부분의 외국인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서울 드라마어워즈' 관객 1500여명 가운데 절반인 730여명이 관광객이었다. 지난달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K팝 축제 '인천 한류관광콘서트'에도 6500여명의 외국인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K팝 열풍 주역인 슈퍼주니어,2PM 등 정상급 가수 19개팀이 출동한 데다 행사를 주관한 인천관광공사가 일본 중국 동남아 한류팬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결과였다.
이 같은 K팝 한류 관광 열기는 미주 · 유럽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프랑스 한류팬 54명이 아이돌 스타들을 만나기 위해 방한한 것을 비롯해 원거리 한류팬의 방한이 늘고 있다. 소녀시대의 공연을 보기 위해 미국 한류팬 103명이 맞춤형 한국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한류 관광객은 올해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K팝 중심의 여행상품을 통한 모객도 활기를 띠고 있다. 내달 2~3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류드림콘서트에 6000여명,15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1 아시아송 페스티벌'에 3000여명,아리랑TV의 K팝 프로그램인 '웨이브 K' 공개녹화에 7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류 관광객은 2007년 76만명에서 지난해 89만명,올해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김동일 한국관광공사 전략상품기획팀장은 "매년 외래 방한객이 10%가량 늘고 있고 방한 외래객의 10% 이상이 한국 여행의 동기로 한류를 꼽는다"며 "올해 방한하는 외래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한류 관광객도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K팝 공연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람수요는 넘쳐나는데 국내 콘서트 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며 "이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일정량의 표를 확보해준다면 더 많은 한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류 관광객 증가는 관광수입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류 관광객은 일반 방한 관광객보다 1.5배 이상을 국내에서 쓰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경우 일반 관광객은 142만원을 쓰는 데 비해 한류 관광객은 216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의 파생상품인 한류 관광상품이 영화,방송,게임,음악 등 한류 콘텐츠 자체보다 높은 경제적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 따르면 2008년 기준 한류 콘텐츠의 수출효과는 영화 110억원,방송 116억원,게임 4027억원,음악 134억원,관광 4030억원이었다. 이병찬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K팝 열풍이 일본,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미주 등으로 확산되면서 신(新)한류 관광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류시원 경주 팬미팅,경주 한류드림콘서트,대구 아시아송 페스티벌 등 한류 스타의 지방공연을 통해 한류 관광을 확산시키고 2PM,미쓰에이, 샤이니 등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한국 관광 홍보광고 등을 통해 신한류 관광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서화동/유재혁 기자 fireboy@hankyung.com